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7.02 18:56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CGTN 유튜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CGTN 유튜브)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두 차례 6년 임기의 대선에 나갈 수 있게 한 헌법 개정안이 국민투표에서 가결됐다. 푸틴이 앞으로 두 차례 대선에서 모두 승리하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다. 이 경우 총 36년을 대통령이 되는 셈이다. 지금까지 최장기 집권자였던 이오시프 스탈린의 기록(30년)을 넘는 것이다.

1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방송 RT 등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국민투표 개표가 95% 진행된 상황에서 찬성표가 78%에 달했다고 밝혔다. 전국 투표율은 65%였다. 개헌안은 투표참여자의 과반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개헌 국민투표는 당초 지난 4월22일로 예정됐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차례 연기됐다. 또 투표소를 통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이유로 본투표일에 앞서 지난달 25~30일 6일간의 사전투표도 허용됐다.

현재 푸틴 대통령은 네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이다. 이번 개정안이 가결되면서 72세가 되는 2024년부터 84세인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더 수행할 수 있다. 최대 36년 장기집권의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이렇게 되면  최장기 집권했던 이오시프 스탈린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보다 5년 더 권좌에 머무르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크렘린궁과 여권은 이번 국민투표를 통해 현 정부와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다시 한번 입증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서방과의 심각한 갈등, 경제난, 코로나19 등의 위기상황에서 다수의 국민들이 여전히 푸틴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지도자로 믿고 있다는 증거라는 분석이다.

또한 푸틴이 장기집권 체제에 들어가면 같은 구도를 꿈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공조가 더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야권은 푸틴의 재출마를 허용하기위해 크렘린궁이 복잡한 개헌을 시도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오는 9월 지방선거에서 현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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