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7.07 09:38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 (사진=엔니오 모리꼬네 공식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가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모리꼬네는 이날 이탈리아 로마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지난해 자택에서 넘어져 대퇴골을 다친 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모리꼬네는 시네마 천국, 미션, 황야의 무법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등의 주제곡을 작곡하는 등 500편이 넘는 영화음악을 만든 거장이다.

로이터 통신은 "그의 음악은 영화보다 더 유명하다"고 추억했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1928년 로마에서 태어났다. 재즈 트럼펫 연주자였던 아버지 밑에서 자라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밀접하게 접했다. 하지만 무척이나 가난했다. 그는 로마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서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면서 트럼펫과 작곡을 공부했다. 학교 졸업 후인 1955년부터 영화음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점점 발전하는 영화산업에 음악이 필요할 것이고, 영화음악으로 돈을 벌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가난 때문에 영화음악을 택한 모리꼬네는 강렬한 도입부 없이는 선택받지 못 할 것이라는 강박에 시달렸고 이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500편이 넘는 영화 음악을 만들어 왔다. 1961년 ‘파시스트’를 시작으로 영화음악을 만들기 시작해 1964년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영화 ‘황야의 무법자’ 음악을 담당하면서 유명세를 얻었다.

하지만 아카데미와의 인연은 박했다. '천국의 나날들'(1978), '미션'(1986), '언터처블'(1987), '벅시'(1991), '말레나'(2000)로 다섯 차례 음악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지 못했다. 2007년 공로상을 받고도 9년이 지난 2016년 여든 여덟의 나이에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더 헤이트풀8'로 음악상을 받았다.

2007년 10월엔 서울 내한 공연을 열고 국내 팬들과 만났다. 2009년 내한공연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는 묵념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0년엔 LG전자의 휴대폰 벨소리를 작곡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인 마리아 트라비아와 마르코, 알레산드라, 안드레아, 지오반니 등 4명의 자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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