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7.08 10:22

환매 중단된 투자금 1000억원 넘겨…자산운용 사내이사 구속영장은 기각

(사진=YTN 뉴스 캡처)
옵티머스자산운용. (사진=YTN 뉴스 캡처)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대규모 펀드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펀드 사기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 김재현 대표가 검찰에 구속됐다.

최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피의사실에 대한 소명자료가 갖춰져 있고 사안이 중대하며, 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보여준 대응 양상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가 있다"며 김 대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청구된 옵티머스 2대 주주 이모씨, 이 회사 이사 겸 H 법무법인 대표 윤모씨의 구속영장도 같은 사유로 발부됐다. 

자산운용 사내이사 송모씨는 "현재까지 수사진행 경과, 피의자의 실질적인 지위와 역할, 가족 등 사회적 유대관계 등을 종합해 보면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는 지난 5일 김 대표 등 4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해 연 2.8∼3.2%의 수익을 낸다며 수천억 원을 끌어모은 뒤 서류를 위조해 대부업체와 부동산컨설팅업체 등의 부실 사모사채에 투자한 혐의(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등)를 받고 있다.

부실 펀드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지난달 17일 이후 환매가 중단된 투자금은 1000억원을 넘었다. 지난 5월말 기준 펀드 설정 잔액이 5172억원이고 대부분 비슷한 구조로 설계된 펀드들이어서 피해액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지난달 19일 옵티머스자산운용 임직원 등을 사기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같은 날 현장검사에 착수해 사실관계 확인을 진행한 금융감독원도 서울중앙지검에 이 사건을 수사의뢰했다.

검찰은 지난달 24일과 25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옵티머스자산운용 본사 등 18개 장소를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증거은닉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같은 날 검찰은 김씨와 송씨, 윤씨 등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윤씨를 불러 직접 조사했다. 이어 검찰은 지난 5일 이들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펀드 서류를 위조한 건 맞지만 김 대표의 지시를 받아 한 일"이라며 "구속될 만큼 책임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날 심문을 포기한 김 대표는 투자처 발굴을 담당한 H 법무법인이 서류를 위조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는 입장이었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펀드 자금이 어디까지 흘러들어갔는지, 펀드 판매사와 수탁사·사무관리회사 등에 법적 책임이 있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조사1부와 범죄수익환수부 등 소속 검사 10명 안팎으로 구성된 수사팀을 확대해 펀드 사기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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