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7.08 15:32

경희대병원 원장원 교수팀 분석, 남편보다는 아내가 더 취약

(사진: Pixahere 무료이미지)
(사진=Pixahere 무료이미지)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부부는 외모만이 아니라 노쇠 정도 역시 서로 닮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팀(김미지 융합의과학과 교수, 강수아 경희대 본과3년)은 70~84세 노년부부를 대상으로 건상상태를 분석한 결과, 남편과 아내의 노쇠 정도가 상호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노쇠는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근력이나 신체활동을 말하는 것으로, 크게 보행속도·악력·피로감·체중·신체활동량 감소 등 5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이번 연구에선 5개 항목 중 3가지 이상 해당될 때 노쇠로 판단했다.

교수팀은 70~84세 기혼부부 315쌍(630명)을 대상으로 나이와 체질량지수, 교육 정도, 주택 소유, 복합 만성질환, 인지력, 우울감, 자녀와의 동거 등의 변수를 제거한 뒤 노쇠 정도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남편이 노쇠한 경우 아내는 4.62배, 아내가 노쇠했을 땐 남편이 노쇠할 가능성이 3.34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쇠의 위험요인 중 부부 간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는 항목은 체중감소였다. 남편의 체중이 줄면 아내는 8.34배, 반대로 부인의 몸무게가 줄면 남편은 체중이 감소할 확률이 4.91배 높아졌다. 이밖에도 보행속도와 탈진 등이 부부간 노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밝혀졌다. 특히 통계적으로 남성보다 여성 노인이 노쇠 영향력에 더 취약하다는 사실도 이번 연구에서 드러났다.

교수팀은 이처럼 부부 한쪽의 노쇠가 상호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같은 환경에 살면서 정서적 교류를 함께 나누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원장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부부는 외모만 닮는 것이 아니라 건강수준도 비슷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건강증진 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는 부부가 함께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6월호에 게재됐다. 원장원 교수는 현재 5년째 전국 10개 노인센터 3014명을 대상으로 ‘노인노쇠코호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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