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7.08 15:57

"남북문제, 상호존중·호혜 원칙 적용돼야…'우리민족끼리'에 중점 둘 경우 해결 더욱더 어려워"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 (사진=국가기후환경회의 홈페이지 캡처)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 (사진=국가기후환경회의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한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8일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정조준 해 "조급한 마음을 갖지 말고, 북측에 구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지 말라"고 질타했다.

반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글로벌 외교안보포럼' 기조연설에서 "(문재인 정부가) 통일부 장관, 청와대 안보실장, 국가정보원장을 새로 지명했다. 좋은 구상을 하겠지만 너무 단기에 (냉전) 국면을 해소하려고 하면 점점 더 우리는 어려운 위치에 간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반 위원장은 특히 "(남북문제는) 상호존중·호혜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며 "너무나 일방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경우, 계속 북한에 끌려다니는 상황밖에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이념편향과 진영논리는 마땅히 배제돼야 한다"며 "일편단심은 냉혹한 국제사회에서나 민족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민족끼리'에 중점을 둘 경우 해결은 더욱더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반 위원장은 여권에서 추진하는 '남북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북한이 종전선언에 움직일 리도 없고, 관심도 없을 것"이라며 "종전선언이 돼도 모든 걸 백지화하는 북의 행태에 비춰서 크게 의미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주한 미군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일부 책임 있는 지위에 있는 정치인들이 한미 군사훈련 중단, 주한미군 감축을 거론하는 데 대해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상당히 고위직에 있는 분들이 아무리 해도 주한미군이 절대 나갈 리 없다는 식의 무책임한 발언을 하는 걸 보고 참 경악스러웠다. 개탄스러운 일"이라고도 쏘아붙였다.

최근의 '남북한 냉전기류'에 대해선 "북한이 도발행위를 아무런 자책도 없이 자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취한 그야말로 억지로 한마디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보인 미온적 대응에 크게 실망했다"고 힐난했다.

반 위원장은 10월 3차 북미 정상회담 추진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소위 '옥토버(10월) 서프라이즈'다, 미 대선 즈음해서 쾅 해서 미북 회담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라고 하는데, 북한도 여러 정세를 꿰뚫고 있다"며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그는 "모든 문제의 근원은 북핵에 있다. 이런 점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햇볕정책하면서 전 세계에서 찬양받던 김대중 대통령의 정책, 문 대통령의 정책, 이게 다 북한의 핵 야망을 저지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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