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20.07.09 11:56

경제지표 회복, 경기 부양, 코로나 백신·치료제 개발 기대에 위험자산 선호도↑

서울 여의도 증권가 인근. (사진제공=상가정보연구소)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부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대체로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통화 완화와 재정 확대로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기대감이 위험자산 선호도를 키울 것으로 예상돼서다.

특히 대외 영향이 큰 우리 증시는 하반기 글로벌 경제 회복에 따라 해외 증시보다 강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SC제일은행은 9일 ‘2020 하반기 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전망을 밝혔다.

우선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경제지표가 성장 모멘텀 회복을 시사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지난달 30일 기준 1000만명을 넘어서고 미국은 환자 증가세로 4월 고점을 넘어섰다”면서도 “코로나19 2차 확산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이나 1차 확산 때와 같은 봉쇄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봉쇄 조치 완화가 지속되며 사람들의 이동 트렌드가 눈에 띄게 개선돼 미국의 5 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8% 급증했으며, 신규 주택판매 역시 전월 대비 17% 증가했다”며 “경제 전망 개선세와 함께 글로벌 기업이익 전망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SC제일은행)
(자료=SC제일은행)

각국 정부의 부양책도 지속될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미국의 급여보호프로그램 (Paycheck Protection Plan)으로 확보한 기업 자금이 곧 소진되고 7월 말로 주당 600달러의 추가 실업수당 지급이 만료되면서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 미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며 “유럽연합 지도자들도 이달 17일까지 EU경기회복 기금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가할 가능성은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벌리며 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중 갈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영국, 유럽 및 캐나다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 역시 또 다른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런 리스크 우려에도 전반적인 전망은 긍정적이다. SC제일은행은 “하반기 경기지표가 개선되는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혹은 치료제 개발 기대감이 위험자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한국 증시의 중장기 전망은 해외 증시 대비 긍정적이다. 코스피는 올해 상반기 내 고점 대비 4.1% 내린 반면 MSCI 전세계 지수와 신흥국 지수는 각각 7.7%, 10.8% 하락했다. 우리 증시는 우수한 방역 시스템, 차별적인 펀더멘털에 힘입어 빠른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지수의 경우 같은 기간 오히려 10.2% 상승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수혜 분야로 의료와 IT 업종이 부각된 영향이다. 보고서는 “하반기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지속되면서 한국 증시가 주요국 증시 대비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글로벌 경기 회복은 한국 증시 수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덧붙여 “주요국의 재정 부양책이 대체로 IT 인프라 투자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IT 업종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 투자자 비중의 확대도 증시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 됐다. “지난 3월 이후 한국 증시에서 개인은 지금까지 코스피를 17조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끌어왔다”며 “저금리 환경과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로 인해 당분간 개인투자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다만 유동성에 힘입어 증시 상승세 지속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높은 상황이다. 추가적인 지수 상승을 위해서는 밸류에이션 확장 또는 전반적인 기업이익 전망의 개선세가 확인되어야 하는 게 SC제일은행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실적 모멘텀이 약할수록 이익 성장성과 가시성을 갖춘 업종에서 기회를 찾을 필요가 있다”며 “상대적으로 실적이 양호하고 차별적인 성장 모멘텀을 보유한 업종인 IT소프트웨어, 2차 전지 등이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SC제일은행 종로구 본점 (사진=박지훈 기자)
SC제일은행 종로구 본점 (사진=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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