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7.09 14:22

이효철 KAIST 교수 연구팀

시간 분해 엑스선 산란법을 적용하여 사이토크롬 단백질의 접힘 과정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이론적 모델로만 제시되었던 깔때기꼴 접힘 가설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그림제공=KA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이효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는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단백질 접힘 경로에서의 단백질 구조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

잘 접혀있는 단백질이 풀리는 과정은 비교적 쉽게 연구할 수 있어 많은 연구가 이뤄져 왔지만 풀려있는 단백질이 접히는 과정은 연구가 힘들었는데 이효철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그 과정을 밝혀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단백질이 접히는 과정을 연구하기 힘든 이유는 풀려있는 단백질이 특정 구조를 가지지 않고 매우 다양한 구조를 갖기 때문이다. 

이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엑스선 산란 신호 분석법을 개발, 적용해서 이런 난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결정하는 고유의 접힘 과정은 가장 중요한 생체 반응이다. 

잘못 접히는 과정은 단백질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며, 알츠하이머, 광우병, 파킨슨병 등이 바로 단백질 접힘이 올바르지 않아 발병되는 질병이다.

연구팀은 생체 내 전자전달에 관여하는 사이토크롬 단백질을 풀림 상태에서 접힘 상태로의 전이 과정을 발생시켜, 해당 접힘 과정을 시간 분해 엑스선 산란법을 이용해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단백질의 구조 변화를 관측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 교수 연구팀은 그간 단백질 접힘에 대한 이론적 모델로만 제시됐던 깔때기꼴 접힘 가설을 사이토크롬 단백질의 접힘 과정을 통해 실험적으로 입증했다는 사실이다.

이 교수팀은 단백질의 구조 변화뿐만 아니라 접히는 과정의 속도가 기존에 알려진 보통의 지수함수 형태가 아니라 늘어진 지수함수 형태임을 밝혀냈다.

풀린 단백질에서 접힌 상태로 가는 경로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알아낸 것이다.

김태우 연구원은 "단백질 접힘은 3차원 단백질 구조가 만들어지는 가장 중요한 생명현상인데, 접힘 과정에 대한 이해는 단백질 구조기반 신약 개발의 기초가 될 것ˮ이라고 기대했다. 

이영민 KAIST 화학과 교수도 "단백질 접힘 이론 모형에 대한 실험적 검증은 이론 생물리학 관점에서 더욱 정확한 계산 방법 개발에 중요한 자산이 될 것ˮ라고 강조했다.

기초과학연구원,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고 김태우 KAIST 박사과정 졸업생과 이효철 KAIST 화학과 교수, 이영민 교수가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 7월 1일 字에 게재됐다. 

이효철(왼쪽부터) 교수, 이영민 교수, 김태우 연구원 (사진제공=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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