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7.09 16:27

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센터

겨드랑이에 작은 구멍 하나를 뚫어 한 개의 관을 통해 수술하는 모습(사진:세브란스병원)
겨드랑이에 작은 구멍 하나를 뚫어 한 개의 관을 통해 수술하는 모습(사진:세브란스병원)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이젠 로봇수술도 ‘단일공’ 시대다. 단일공이란 피부에 구멍을 하나만 뚫고 수술하는 것으로 흉터를 최소화한다는 장점을 내세우며 새로운 수술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다빈치 SP(Single Port) 로봇수술 1000례를 달성했다고 9일 발표했다. 수술 건수로는 세계 첫 사례로 로봇수술 분야에서도 K-메디를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2018년 10월 국내 처음 다빈치 단일공 로봇수술을 시작해 2019년 2월 세계 최초로 100례를 달성한 바 있다. 이후 다양한 질환에 새로운 수술법을 고안해내면서 국제적인 위상을 높였다.

예컨대 이비인후과와 갑상선내분비외과 질환에 단일공 로봇수술을 세계 최초로 시도했다. 또 산부인과 분야에선 ‘자궁내막암 병기결정술’, ‘자궁경부암 광범위자궁절제술’, ‘근치적 자궁경부절제술’을, 그리고 간담췌외과 분야에선 ‘담낭절제술’, 유방외과와 성형외과 분야에선 단일공 ‘유방절제술’과 ‘유방재건술’을 개발해 전 세계에 보급했다.

비뇨의학과 분야의 경우에도 ‘부분신장절제술’와 ‘신우성형술’은 물론 ‘소아비뇨기수술’에서까지 새로운 술기를 아시아권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번 단일공 로봇수술 1000례를 분석해 보면 이비인후과에서 39%, 갑상선내분비외과 29%로 시술건수가 가장 많았다. 그 외 산부인과와 비뇨의학과, 간담췌외과, 유방외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적극 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단일공 로봇수술기를 도입한 한국이 수술면에서는 종주국을 앞선 것이다.

단일공 로봇수술의 가장 큰 강점은 흉터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여성 환자가 많은 갑상선암·유방암의 경우 수술흉터를 최소화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실제 갑상선암의 경우 겨드랑이에 기존 5~6㎝ 보다 작은 3.5~4㎝의 구멍만으로 시술할 수 있어 통증 감소는 물론 수술 후 빠른 회복을 돕고 있다.

단일공의 특징은 수술에 필요한 모든 기구, 즉 광원과 카메라, 절삭기구 등을 한 개의 관(cannula)에 장착한 것이다. 이러한 기구들이 수술 도중 상호 충돌하지 않고, 물 흐르듯 진행해야 하므로 숙련된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

특히 다관절 손목기능이 추가된 카메라로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 사각지대 없는 정밀한 수술도 가능해졌다. 로봇팔의 움직임이 향상된 것도 배경이다. 이로 인해 비좁은 구강내 진입을 할 수 있어 두경부암 수술을 훨씬 정교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로봇내시경수술센터 민병소 소장(대장항문외과)은 “앞으로 단일공 로봇수술의 적응증을 확대하고, 표준술식을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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