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20.07.11 07:15

홈페이지서 예약하고 무인대출기서 책 받아…택배비 3000원 내면 집에서 받아

박지훈 기자가 지난 5일 행신어린이도서관 외부에 설치된 무인대출기를 이용해 책을 빌린 후 귀가하고 있다. (사진=박지훈 기자 아내)
박지훈 기자가 지난 5일 행신어린이도서관 외부에 설치된 무인대출기(스마트도서관)를 이용해 책(나의 문화유산답사기·유홍준 저작)을 빌린 후 귀가하고 있다. (사진=독자 염명선씨)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지독한 감염병 사태로 세상의 모든 것들이 언택트(Untact·비대면) 추세에 발맞춰 변화하고 있다. 독서습관의 흐름도 빠르게 바뀌는 중이다.

모바일 독서앱들은 코로나19 대확산을 계기로 도서구독의 대중화를 위해 무료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꾸준히 늘어나는 시장을 좀더 폭발력 있게 성장시키기 위한 마케팅이다.

기자 역시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던 3월 독서앱(밀리의서재)에서 준 무료쿠폰으로 책을 구독해 읽었다. 하지만 독서앱은 최근 발간된 책은 거의 대부분 갖추고 있으나 비교적 예전에 나온 책은 없었다. 대중적이지 않거나 다소 특정 분야에 전문적인 서적은 그리 많지 않다.

10인치가 넘는 아이패드 7세대로 독서앱을 이용하지만 오랜 시간 읽다보면 눈이 쉽게 피로해졌다. 아날로그에 익숙한 1980년대생인 탓에 독서앱은 책장을 넘기는 맛이 없었다.

“종이책에 맛 들리면 코로나19에도 끊을 수 없다”

결국 공공 도서관을 이용하기로 했다.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도서관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수도권 방역강화조치 무기한 연장’ 조치에 따라 열람실 이용을 중단했고 도서대출은 사전 예약으로 진행했다.

직원과의 대면 역시 최소화하기 위해 ‘언택트 대출’도 실시하고 있다. 이용자가 빌리고 싶은 책을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예약해두면 도서관 밖에 마련된 무인대출기(스마트도서관)에서 회원 인증을 하고 찾아갈 수 있다.

예약 도서들은 무인대출기의 별도 칸에 들어간다. 대부분의 칸이 책으로 들어찰 만큼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많아 보였다. 칸마다 동화, 연애소설, 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이 있는 것으로 볼 때 이용자의 연령대도 다양한 것으로 추측됐다. 

행신어린이도서관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전과 이후 대출 이용자 수에 변화가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열람실은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도서대출 이용자들은 줄어들지 않고 평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종이책을 선호하는 이들은 코로나 사태에도 굴하지 않고 비대면 방식으로 책을 열심히 빌리고 있었다.

무인대출기 각 칸마다 이용자를 기다리는 예약도서들로 가득차 있다. (사진=독자 염명선씨)

대출 택배부터 온라인 도서관까지…도서관도 진화

스마트도서관를 통해 도서대출은 100% 언택트가 아니다. 집과 도서관의 거리가 멀다면 수고로운 일이다.

이 경우 대출 택배를 이용하면 보다 편리하다. 소정의 택배비를 내면 공공도서관에서 여러 권의 책을 빌릴 수 있다.

물론 대출 택배 서비스는 지역에 따라 이용 가능 여부가 다르다. 이용할 수 있다면 보통 택배비는 3000원 내외다. 평소 대출을 위해 도서관을 대중교통으로 오갔다면 이 서비스는 매우 유용할 수 있다. 택배비가 왕복 교통비 수준인데, 이는 택배사들이 서비스의 공공성을 감안해 비교적 낮은 비용을 책정했기 때문에 가능한 수준이다.

특히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거동불편자, 임산부 등은 증명서류를 제시하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부산에 거주하는 임산부 A씨는 “책을 최대 대출권수로 빌리면 택배비가 부담되지 않는다”며 “이용 가능한 지역이라면 감염 위험 없이 종이책을 쉽게 빌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종이책보다는 전자책을 선호하는 경우 온라인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시·도 공공도서관은 교보문고와의 B2B(Business to Business) 계약으로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원가입 된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전자책 홈페이지로 접속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 같은 서비스가 제공되는지 알지 못하지만 공공도서관 전자책 서비스의 신권은 예약하고 대기해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오디오북과 이러닝자료도 마련돼 있지만 아직 부족한 수준이지만 키즈북은 많은 편이다. 한글동화뿐만 아니라 영어동화를 제공하기도 한다.

서울 성북구 소재 공공도서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이용자들의 무인대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도서관에 없는 책은 입고 신청하면 빠른 시간 내에 구비하고 있으므로 많은 국민들의 이용을 바란다"고 말했다.

고양시가 제공하는 전자책 중 인기 있는 도서는 10명 이상이 대기하기도 한다. (자료=고양시 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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