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7.12 10:03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SNS)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SNS)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40년 지기' 친구이자 비선 참모인 로저 스톤을 감형해 사실상 사면한 것에 대해 워싱턴 정가가 들끓고 있다. 후폭풍이 거세지면서 향후 대선 국면에서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전날 나온 로저 스톤의 감형에 대해 "충격적인 부패 행위"라면서 "대통령이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사면하거나 감형하는 것으로부터 대통령을 막을 수 있는 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현대 역사상 가장 부패한 대통령”이라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공화당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전대미문의 역사에 남게 될 부패다”라며 “한 미국 대통령이 거짓말을 한 혐의로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을 위해 형량을 줄여줬다. 바로 그 대통령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라고 비난했다.

롬니 의원은 공화당 내 반(反) 트럼프 인사로 꼽히지만, 트럼프 대통령 소속 정당 내부에서 나온 목소리라는 점에서 그 무게가 가볍지 않다.

언론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는 스톤을 감형하면서 닉슨이 가지 않으려고 한 곳까지 갔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백악관 고위 참모들이 지난 몇 달 동안 트럼프 대통령에게 스톤에 대한 사면·감형권 행사가 정치적으로 자멸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해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의 조언을 듣지 않았다"고 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톤을 감형해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가지 않으려 했던 곳까지 갔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사설에서 “미국이 일찍이 봐온 부패한 정부의 편파적 조치 중 가장 역겨운 사례”라며 “(국민들을 위한) 대통령직에 대한 용서할 수 없는 배반”이라고 비판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집중 발병지역인 플로리다를 방문하고 난 뒤에 스톤의 감형을 발표했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는 눈을 감은채 정치적 불만에만 집중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감형이 정당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고 나섰다. 미 상원 법사위원장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스톤에 대한 감형 발표 전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개입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있다고 본다. 스톤은 70대이며 비폭력적이며 초범이다”라고 주장했다.

스톤은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러시아와 공모해 선거에 개입한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인물이다. 스톤은 지난 2월 총 7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가 인정돼 징역 40개월의 선고를 받았고 오는 14일부터 복역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돌연 백악관은 지난 10일 밤 스톤의 감형을 발표했다. 이 결정 덕분에 스톤의 이름은 사면 명단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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