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7.13 10:44

의혹핵심은 엑스레이 '피사체가 박주신과 동일인물이냐' 여부
양승오 박사 "박 씨가 1회만 출석해 검증하면 진실규명될 일"

배현진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배현진 의원 공식 블로그 캡처)
배현진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배현진 의원 공식 블로그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배현진 미래통합당 의원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진성준·송갑석 의원 등 여권 일부 인사들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반발하고 나서자 배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출국하지 않고 풀면 간단한 문제를 온 여권이 들고 일어나 난리"라고 질타했다.

이어 "'한명숙 무죄' 같은 터무니 없는 제안도 아닌 데다 재판부의 오랜 부름에 응하기만 하면 본인과 부친의 명예를 회복할 기회가 생기는데 무엇이 어렵냐"며 이 같이 주장했다.

아울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향해선 "'내 친구 조국' 이후 분열적 정체성 혼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진 전 교수님께 깊은 안타까움을 전한다"고 비꼬았다.

진 전 교수는 앞서 지난 12일 배 의원을 겨냥해 "비판을 하려면 제대로 하든지"라며 "도대체 머리에는 우동을 넣고 다니나"고 비난했다.

이에 배 의원은 "한 때 창발적 논객이셨는데 최근 '삶은 소대가리' 식의 막말 혹은 똥만 찾으시니 그저 안타깝다"며 "많이 힘드신가 보다"고 힐난했다.

배 의원은 같은 날 박주신 씨에게 "장례 뒤 미뤄둔 숙제를 풀어야 하지 않을까"라며 "당당하게 재검받고 2심 재판 출석해 오랫동안 부친을 괴롭혔던 의혹을 깨끗하게 결론 내 달라"고 주장했다.

박 씨는 지난 2011년 8월 공군에 입대했지만 고교 시절 허벅지 부상 후유증으로 귀가 조처됐고, 같은 해 12월 재검에서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다. 당시 강용석 무소속 의원이 판정 근거가 된 MRI가 바꿔치기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세브란스 병원에서 진행된 공개신검에서 이 MRI는 박 씨의 것으로 판정 났다.

그러나 1년 뒤 '사회지도층 병역비리 국민감시단'이라는 단체가 박 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2013년 서울중앙지검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박 씨의 무혐의처분의 핵심 근거가 됐던 '엑스레이 사진'에 대한 의혹 제기자들의 반론은 여전하다. 의혹 제기자(피고소인) 중의 핵심인물인 양승오 동남권 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주임과장은 지난 2018년 재판 당시 "2011년 8월 공군훈련소에서 찍은 엑스레이 사진과 같은 해 12월 자생한방병원에서 찍은 제1흉추와 제7경추 극상돌기의 방향이 다르다"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피고소인들의 변호인인 차기환 변호사는 "두 엑스레이이 피사체가 동일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 씨의 병역면제 의혹과 관련, 피고인 측 차기환 변호사가 미국 코넬대 의대 교수의 소견서를 새 증거자료로 2018년 11월 재판부에 제출한  바 있다. 

이후 이러한 구체적 증거제출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박 씨의 병역의혹을 2013년 무혐의로 종결했다. 이후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박원순 시장은 '박주신 씨 엑스레이 사진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했던 7명을 선관위에 고발했다가 취하한 바 있다.

그럼에도 검찰은 선관위 고발을 근거로 수사를 계속했고, 2014년 11월 이들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해 재판에 넘겼고,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핵심 피고소인인 양 박사는 지난 2018년 재판 당시 "1심 재판 과정에서 의학적, 과학적 증거를 제출했으나 1심 법원은 검사 구형 형량의 3배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했다"며 "법원은 저희가 제기한 의문에 대한 해명 없이 피고인 지위에 있는 저희들에게 박주신이 대리촬영 혹은 영상 바꿔치기를 한 구체적 방법을 소명하라는 식으로 재판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1심 재판 과정에서 박주신의 증인출석 및 신체검증을 요청했고, 2016년 진행된 2심 공판에서 박주신에 대한 법원의 소환장이 발부됐는데도 박주신 씨가 6회나 불출석한 점에 대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박탈한 부당한 처사'이며 나아가 인권유린에도 해당된다는 입장이다. 박주신 씨는 2012년 이후 영국에 체류하면서 귀국하지 않고 있다가 이번에 그의 부친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식이 열리자 귀국한 상태다. 

양 박사는 또 "박주신씨가 1회만 출석해 법원의 신체검증에 응한다면 한 점 의혹 없이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데도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어 피고인들은 2년 이상 재판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의혹의 핵심은 엑스레이 '피사체가 박주신 씨와 동일인물이냐'의 여부이고 이것은 1회의 신체검증만으로도 확실하게 밝힐 수 있는 사안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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