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7.13 11:10

박혜성·김건태·곽상규 UNIST 교수 연구팀

전이금속 칼코젠 화합물인 이황화몰리브덴이 반도체상(녹색·오른쪽)에서 금속상(흑색)으로 변화한 모습. (사진제공=UN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박혜성·김건태·곽상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은 '알칼리 용융 금속 층간 삽입법'을 이용해 전이금속 칼코젠 화합물을 금속상으로 바꾸는 합성법을 개발했다.

칼코젠 화합물은 텅스텐·몰리브덴 같은 금속 원소와 황 같은 칼코젠 원소가 결합한 물질이다.

가격이 저렴하고 내구성이 좋아 백금을 대신할 '물 전기 분해 반응' 촉매로 주목받고 있다.

상온에서는 촉매 성능을 가늠하는 척도의 하나인 '전기전도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칼코젠 화합물은 하나의 물질 안에 반도체 성질을 갖는 부분과 금속 성질을 갖는 부분이 공존하는데, 상온에서는 주로 전기전도도가 떨어지는 반도체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금속상을 갖도록 합성하는 방법이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합성된 물질이 다시 반도체상으로 돌아가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가느다란 관 속으로 액체가 저절로 빨려 들어가는 '모세관 현상'을 이용해 액체 알칼리 금속을 칼코젠 화합물에 삽입하는 방법으로 '금속성 칼코젠 화합물'을 1시간 만에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합성법으로는 48∼72시간이 필요한 결과를 단 1시간 만에 얻은 것이다.

알칼리 금속은 칼코젠 화합물이 금속상으로 바뀌는데 필요한 전자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모세관 현상으로 액체 알칼리 금속이 칼코젠 화합물 내부로 잘 전달되며, 이렇게 합성된 화합물은 금속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92%에 달했다. 새 화합물은 안정성이 뛰어난 장점을 보였다. 고열과 강한 빛에도 금속상이 반도체상으로 바뀌지 않고 유지됐다.

연구진은 새 화합물을 실제 물 전기분해 시스템에 적용, 100시간 이상 작동에도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점을 확인했다.

박혜성 교수는 "차세대 수소 발생 촉매로 주목받는 전이금속 칼코젠 화합물의 새로운 합성법을 찾아낸 것"이라며 "이차원 물질의 물리적 특성을 규명할 실마리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금속상 전이금속 칼코젠 화합물의 특성을 잘 활용해 수소 발생 촉매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6일 자 온라인에 공개됐다.

박혜성(왼쪽) 교수와 박상현 연구원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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