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7.13 12:33

글 작성자, 해명글서도 '김구' 언급하며 재차 논란

서울시청 앞에 설치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시민분향소. (사진=MBC뉴스 캡처)
서울시청 앞에 설치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시민분향소. (사진=MBC뉴스 캡처)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비서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박 시장을 이순신 장군과 비교한 네티즌 글이 큰 파문을 낳고 있다.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박 시장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한 사람의 치열한 인생이 이렇게 도덕적 재단으로 다 날려가는 건가"라며 "이기적으로 살고 다른 범죄나 탐욕스런 치부를 해도 이보다 치욕스러울 수는 없을 것. 왜 훌륭한 인생을 치욕스럽게 만드냐"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에서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난중일기에서 관노와 수차례 잠자리에 들었다라는 구절 때문에 이순신이 존경받지 말아야 할 인물인가. 그를 향해 제사를 지내지 말라는 건가"라는 내용이다. 

해당 글 작성자의 주장은 '성웅'으로 추앙받는 이순신이라는 위인에 박 시장을 빗대어 '공'이 크다면 일부 '과'는 용인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이러한 비교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더해 국내에서 가장 존경받는 위인인 이순신과 박 시장을 동일 선상에 놓아 박 시장에 대한 의혹과 비판을 소위 '불경'한 것처럼 포장하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관노' 발언 논란을 낳은 온라인 커뮤니티 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 글과 관련해 특히 '관노'라는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비서를 관노라고 보는건가", "성추행 피해자를 관노로 취급하는 건 대체 무슨 발상이냐", "지금이 조선 시대냐"며 글 작성자를 거세게 비난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관노'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걸 말이라고 하는지"라며 "지금은 조선 시대가 아니다. 박원순은 이순신이 아니다. 피해여성은 관노가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 발언, 높이 평가한다. 아주 솔직하기 때문"이라며 "친문(親文)과 그 지지자들이 국민을 바라보는 시각을 노골적일 정도로 정직하게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어 "친문의 눈에는 국민이 노비로, 여성이 관노로 보이는 것"이라며 "우리는 촛불혁명을 했고 졸지에 '관노'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관노' 논란을 낳은 커뮤니티 회원이 올린 해명글.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관노' 발언 논란을 낳은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이 올린 해명글.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한편 논란이 된 글의 원 작성자는 논란이 커지자 해당 글을 삭제하고 해명글을 올렸다. 그는 "많은 분들이 관노라는 단어에만 민감하신데 박원순 시장과 관노란 취지가 절대 아니다"라며 "가장 수치스런 부분을 그 사람의 공적을 하는데 사용하지 말자는 취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순신 장군의 예는 지금으로 보면 그분의 수치스런(수치스러운) 부분이다. 그냥 이순신 장군의 수치스런 부분이 뭔가 생각해 보니 이것밖에 없었다"라며 "그래서 잘못된 예로 관노 부분을 언급해 버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글 작성자는 해명글에서도 또 다른 위인을 언급하며 새로운 논란을 낳았다. 해명글에서는 김구를 언급했다. 글 작성자는 "김구 선생의 예를 찾아볼까요? 김구 선생도 비슷한 일화가 있네요. 이런"이라고 얘기했다. 다만 이순신의 예와 달리 김구의 일화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박원순 지키려고 위인까지 팔아먹는다", "이게 사과하는 글이 맞는 거냐", "이제는 김구 선생 얼굴에도 먹칠하나"라며 해명글도 적절하지 못하다며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