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7.13 18:00

"북한의 대내 행사용 참조 모델로 활용하려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어

이상배 전 상명대 군사학과 교수. (사진제공=이상배 전 교수)
이상배 전 상명대 군사학 교수. (사진제공=이상배 전 교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외교 안보 전문가인 이상배 전 상명대 군사학 교수는 최근 북한의 동향과 관련해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10일 김여정 제1 부부장이 담화 중에 미국의 올해 독립기념일을 담은 DVD를 얻고 싶다는 말을 했다는 보도내용을 보면서 북미대화를 위해 미국의 반응을 타진하는 긍정적 시그널로도 이어 질 수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 전 교수는 "이 부분에 있어서는 김여정이 우선 김정은 위원장의 허락을 받았다고 하며, 연내 정상회담이 무익하다고 말을 한 후 갑자기 나온 발언이기에 더욱 의도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의 의미를 나름의 시각으로 짚었다. 그는 "올해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는 코로나와 좋지않은 분위기의 여파인지 불꽃놀이 등의 규모가 다소 축소된 가운데 치뤄졌다"며 "아울러 역사적으로 그리고 향후 미래에 있어서 매우 중대한 기로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244번째 독립기념일을 맞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선 주요행사의 면면을 보면 여느해와 마찬가지로 Military Flyover(일종의 '에어쇼')라고 해서 '역사적이고 혁명적인 대도시들에 대한 경례'라는 이름으로 군용기의 활공이 펼쳐졌는데, 이 행사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멋진 전투기뿐만 아니라 소위 폭격기들까지 동원돼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을 실제로 느낄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 공군의 곡예비행단인 USAF Thunders, B-1/B-2/B-52 전략 폭격기들, 그리고 F-15/F-22 전투기들이 실제로 비행하는 모습은 웅장함과 엄청난 긴장감을 품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미국 독립기념일의 상징은 단연 '불꽃놀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각 대도시마다 오케스트라를 동원한 웅장한 음악과 미국 국가 연주와 함께 펼쳐지는 불꽃놀이의 스케일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이러한 행사 내용의 DVD를 김여정이 왜 필요로 했을까"라며 "철이 지나고 한물간 DVD를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싶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부분이 아이러니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끝으로 그는 "일각에서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 등 북한의 대내 행사를 치르기 위해 미국 대형 행사를 참고하기 위해서라는 의견도 있지만 얼마든지 다른 경로로도 영상은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국면을 북한이 긍정적으로 풀어보려는 신호로 보는 타당하고 합리적인 추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주 약한 가능성이긴 하지만, 미국의 국내상황에 따라서는 뭔가를 역이용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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