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7.14 13:36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 (사진=폼페이오 트위터)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 (사진=폼페이오 트위터)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미국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불법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이번 발표로 미·중 갈등이 한층 격화될 조짐이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남중국해 대부분의 해양 자원들에 대한 중국의 주장은 완전히 불법이라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위협을 이용해 남중국해 동남아 주변국들의 주권을 훼손하고 이들을 괴롭히면서 일방적인 지배를 주장한다"면서 "중국은 이 지역에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강요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남중국해에서 우리는 평화와 안정을 지키고, 국제법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바다의 자유를 수호하며, 비지니스 흐름을 유지하고, 분쟁 해결을 위해 강압이나 무력을 사용하려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미국은 국제법에 따른 권리와 의무에 따라 해양자원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보호하는 데 있어 동남아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함께 한다"고 밝혀 동남아 국가들과 연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간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에 구체적 입장을 피해왔다. 남중국해 분쟁은 유엔이 지원하는 중재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이례적이다. WSJ은 "미국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공식 반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해 즉각 반박 입장을 내며 발끈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웹사이트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미국이 관련국간 영유권 분쟁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는 계속 개입하고 있다”며 “이는 전혀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안정성 지속을 명분으로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계속 군사 활동을 지속하는 것은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고, 지역 내 국가간 대입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남중국해는 지정학적 요충지이자 수산물과 자원도 풍부한 해역이다. 남중국해에는 세계 매장량의 10%가 넘는 석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1947년 남중국해에 ‘남해구단선’을 일방적으로 설정하며 지배권을 주장했다. 남해구단선은 남중국해 전체 해역의 90% 가량을 둘러싸고 있는 9개의 선이다. 이를 이으면 알파벳 U자 형태가 된다. 이 선은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대만 등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해한다. EEZ는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영토(연안 또는 섬)로부터 200해리(약 370㎞)까지 인정된다.

동남아 각국이 여기에 반발하자 중국은 남중국해 전역에 인공섬과 군항 등 군사시설을 건설하며 실효지배력을 높여왔다. 이 지역을 항행하는 미 군함에 대해서도 자국의 승인을 받을 것을 요구했다. 여기에 반발한 미국은 2015년부터 '항행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매해 항모전단을 이 곳으로 보내 훈련을 벌여 중국에 대해 무력 과시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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