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7.16 14:45

"부양의무자기준 2022년까지 완전 폐지·아프면 쉬는 상병수당 시범 도입"
"남북, '전쟁불용·상호 안전보장·공동번영' 3대 원칙 이행에 최선 다할 것"
"20대 국회 가장 큰 실패는 '협치'…대결정치 청산하고 '협치시대' 열어야"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1대 국회 개원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터넷 언론인 연대)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1대 국회 개원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터넷 언론인 연대)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연설'에서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 고용안전망을 두텁게 하고, 부양의무자 기준 2022년까지 완전 폐지, 아프면 쉴 수 있는 상병수당의 시범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사회계약"이라며 "지금의 위기를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위기는 곧 불평등 심화'라는 공식을 깨겠다"며 "정부부터 앞장서 전 국민 대상 고용안전망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등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들의 고용안전망을 두텁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북 평화'에 방점을 찍었다. 문 대통령은 "평화는 지속가능한 번영의 토대"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안전한 삶을 위해서도 평화는 절대적"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 국민은 그동안 평화를 위해 수많은 난관을 극복해왔다"며 "또다시 장벽이 다가오더라도 우리는 그 장벽을 반드시 뛰어넘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남과 북이 합의한 '전쟁불용, 상호 간 안전보장, 공동번영'의 3대 원칙을 함께 이행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국회도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며 "역대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들의 '제도화'와 사상 최초의 '남북 국회 회담'도 21대 국회에서 꼭 성사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민적 자긍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식민지와 전쟁을 겪고 선진국을 쫓아가는 동안 우리 스스로의 역량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지만 이제 우리는 우리가 부러워하던 나라들과의 비교를 통해, 또한 국제사회가 우리를 보는 눈을 통해 우리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며 "이미 세계의 표준이 된 'K-방역'을 포함해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 경제, 문화, 사회 등 많은 분야에서 세계를 앞서가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른 나라들이 전국 단위 선거를 엄두내지 못하고 연기하거나 중단할 때 우리는 국민들의 높은 시민의식으로 방역과 민주주의를 조화시키면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국 단위 선거를 치러냈다"며 "투표에 참여한 2900만 명의 유권자와 투·개표 관리인력 30만 명 가운데 단 한 명도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는 기적을 이뤄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국민 모두가 방역의 주체가 되면서 '개개인의 자유'를 '모두를 위한 자유'로 확장하며 '민주주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며 "국제사회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모범을 보여준 우리 국민에게 찬사를 보냈고, 우리의 성공적인 선거방역을 배우고자 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우리는 세계의 경제가 서로 문을 닫고 있을 때 글로벌 공조에 앞장서며 방역과 경제를 함께 해나갈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었다"며 "'연대와 협력'의 정신으로, 진단키트와 마스크를 비롯한 방역물품을 많은 나라에 지원했고,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국경을 넘어 협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뿐만아니라 "BTS를 비롯한 K-팝과 영화 '기생충'과 같은 K-콘텐츠 등 문화영역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민의 역량과 성숙한 시민의식은 놀랍고도 존경스럽다"며 "이제 정치가 뒷받침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민에 의해 '재발견'된 대한민국을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며 "국민들께서 모아주신 힘으로 코로나를 극복하고, 나아가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를 만들 소명이 21대 국회에 맡겨졌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가장 큰 실패는 '협치의 실패'였다고 생각한다. 저는 약식으로 치러진 대통령 취임식에 앞서 야4당부터 먼저 방문한 데 이어 20대 국회 중 열 번에 걸쳐 각 당 대표, 원내대표들과 청와대 초청 대화를 가졌고,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열기도 했다. 또 여러 차례 국회 시정연설 등 다양한 기회를 통해 소통하고자 했다"면서도 "그럴 때마다 우리는 국민들 앞에서 협치를 다짐했지만 실천이 이어지지 못했다. '협치'도 손바닥이 서로 마주쳐야 가능하다. 누구를 탓할 것도 없이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공동책임이라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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