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7.18 06:55

'실효하한 수준' 기준금리 연내 동결 가능성 높아

이주열 한은 총재가 16일 유튜브에서 진행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출처=한은 유튜브 캡처)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16일 유튜브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출처=한은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단일 규모로는 최대 수준인 35조1000억원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 통과에 따른 경기 부양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8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추가적으로 내릴 예정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가 2분기 이후 진정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지속 확산하고 있다”며 “올해 성장률은 5월 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2분기 수출이 예상보다 실적이 좋지 않았고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가 7월에도 가속화되면서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며 “우리나라 수출이 3분기 이후 다소 나아지겠으나 5월에 제시한 성장률 전망에 대한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섰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당초 코로나19 확산이 2분기를 지나면서 완화되는 것으로 가정해 지난 5월 성장률을 –0.2%로 제시했다. 7월 2주가 지났음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전세계적으로 지속되면서 8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한 성장률 추가 하향 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다만 이 총재가 “5월에 워스트 시나리오상 제시했던 –1.8%까지는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언급한 만큼 조정폭이 IMF(-2.1%)나 한국경제연구원(-2.3%) 등 외부기관의 전망인 –2%대까지 낮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3차 추경도 성장률 하락 방어에 다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정부의 3차 추경으로 경제성장률이 0.1~0.2%포인트 제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획재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0.1%로 제시하고 있다. 세 차례의 추경을 기반으로 어떻게든 역성장은 막아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소한 역성장은 막아내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플러스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성장률과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수출물량 증가율은 1분기에는 전년동기 대비 2.4% 증가했으나 2분기에는 11.4% 급감했다”며 “성장률 전망치 추가 하향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은이 3차 추경 통과에도 성장률 하향 조정을 선제적으로 시사했다”며 “이 총재가 추경의 성장률 제고 효과를 0.1~0.2%포인트로 언급했음에도 성장률을 낮추는 것은 한은의 경기 판단이 상당폭 하향됐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보다 부진한 2분기 수출 등을 감안하면 올해 국내 성장률은 -1% 내외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8월 발표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예상보다 크게 하향 조정될 경우 장기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기대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플러스 성장이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우리금융연구소는 ‘경제브리프 7월호’를 통해 “2020년 한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5%에서 0.1%로 상향조정한다”며 “4~6월 중 소비지표가 상당히 개선돼 2분기 GDP 감소폭이 기존 예상보다 작은 것으로 추정되고 일부 국가의 코로나19 재확산에도 글로벌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3차 추경이 조기 집행돼 하반기 성장률 개선세가 빨라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각국의 방역대책, 경제활동 정상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하반기 2차 확산이 현실화되더라도 글로벌(한국 포함) 경제가 상반기와 같은 침체에 재진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7월 금통위에서는 연 0.50%의 기준금리가 만장일치로 동결됐다. 현재 전문가들은 기준금리의 연내 동결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8월 27일, 10월 14일, 11월 26일 세 차례 남아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밝힌 대로 기준금리는 이미 실효하한에 근접했기 때문에 향후 동결은 불가피하다”며 “8월 경제전망에서 하반기 전망치를 하향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정책 수단이 없기 때문에 이마저도 금리에 미치는 영향력 미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과열로 인한 금융불균형 위험이 확대되고 있고 실효하한 수준으로 낮아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통화정책은 당분간 동결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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