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7.20 15:35

"3000조 넘는 유동성, 생산 부문으로 흘러가게 하는 게 경제 회복 앞당기는 길"

<b>문재인</b> 대통령이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금융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세수 감소를 다소 감수하더라도 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건전한 투자를 응원하는 등 투자 의욕을 살리는 방안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에도 “이번 금융세제개편안은 주식시장을 위축시키거나 개인 투자자들의 의욕을 꺾는 방식이 아니어야 한다”며 주식 양도소득세 개편안에 대한 재검토를 시사했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해 “코로나로 인한 극심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사상 유례없는 초저금리와 유동성 공급이 확대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시중의 유동성이 이미 3000조원을 넘어섰다”며 “이 같은 풍부한 유동성이 생산적 부분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 우리 경제를 튼튼하게 하면서 경제 회복을 앞당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넘치는 유동자금이 부동산과 같은 비생산적인 부분이 아니라 건전하고 생산적인 투자에 유입될 수 있도록 모든 정책적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며 “풍부한 유동성이 기업 투자와 가계의 수입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생산적인 부분으로 돈이 흐르게 하는 것은 그것을 지금 시기 최우선의 정책 목표로 삼고 기업 투자의 촉진과 건전한 금융시장 활성화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유동자금이 비생산적인 곳이 아닌 우리의 주식시장을 튼튼히 하는데 모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코로나로 경제의 여건이 매우 악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우리 주식시장은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가 큰 힘이 됐다”며 “우량기업들의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용이해졌고 과도하게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좌우되던 우리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을 크게 낮추는 등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이번에 발표되는 금융세제 개편안의 핵심은 우리 주식시장의 활성화에 있다”며 “코로나로 힘겨운 시기를 건너고 있는 우리 국민들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세수 감소를 다소 감수하더라도 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건전한 투자를 응원하는 등 투자 의욕을 살리는 방안이 돼야 한다”며 “개인 투자자 보호와 자본시장의 건전성 제고를 위해 장기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장기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인하는 종합적인 정책적 방안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새로운 국가 발전 전략으로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며 단일 국가 프로젝트로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재정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며 “반드시 대한민국 대전환을 이루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가 재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국가 재정에만 의존하지 말고 금융과 민간 자금이 참여하는 뉴딜펀드 조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시중의 막대한 유동자금이 한국판 뉴딜 사업으로 모이고 수익을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판 뉴딜이 금융과 민간에게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리라 확신한다”며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에 금융과 민간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각도의 지원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 투자를 멈추지 말라’는 말이 있다”며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바이오, 시스템반도체, 미래차 등 신산업 육성과 함께 기업의 국내 복귀와 첨단기업 유치를 위해 투자 활력을 높이는 데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올해 정부가 당초 계획한 민간·민자·공공 3대 분야 100조원 투자 프로젝트의 속도를 높이고 추가적인 투자처도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벤처와 스타트업 활성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해 민간의 혁신적 아이디어가 생산적 투자로 이어지도록 해야 된다”고 주문했다.

특히 “올해부터 1조원 이상으로 출발해 2025년까지 6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 출범은 매우 중요한 시도”라며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게 힘이 되는 것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분야와 백신과 치료제, 의료기기와 신약 개발 등 바이오산업, 그린 제품, 대체 에너지, 업사이클링 등 그린 벤처기업의 성장까지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지 않고 계속 보존해 나가기로 했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는 주례회동을 갖고 주택공급 물량 확대 방안에 대해 협의해 세 가지 사항을 결정했다.

먼저 주택공급 물량 확대를 위해 그동안 검토했던 대안 외에 주택 용지 확보를 위해 다양한 국‧공립 시설 부지를 최대한 발굴‧확보키로 했다. 

또 개발제한구역은 미래세대를 위해 해제하지 않고 계속 보존해 나가기로 했다.

국가 소유 태릉 골프장 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관계부처와 지자체가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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