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7.21 10:07

단독 운용으로 안정적 통신망 확보…무궁화 5호보다 데이터 전송용량 2배 이상 커

 군 독자 통신위성 ANASIS-II호가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방사청)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한국군 최초 전용 통신위성인 '아나시스 2호(ANASIS-Ⅱ)'가 21일 오전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 세계에서 10번째로 전용 군사위성을 확보한 나라가 됐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오전 6시30분 (현지시간 20일 오후 5시30분)께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아나시스 2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고 밝혔다.

한국군은 아나시스 2호를 쏘아 올림에 따라 정보처리 속도, 전파 방해 대응 기능, 통신 가능 거리 등이 향상된 최초의 군 전용 위성을 보유하게 됐다.

아나시스 2호는 발사 약 32분후 고도 약 630㎞ 지점에서 스페이스X가 개발한 팰컨9 (Falcon-9) 발사체로부터 정상적으로 분리됐다. 이어 오전 7시 8분께 첫 신호를 수신받고, 프랑스 툴루즈(Toulouse)  위성관제센터(TSOC)와 오전 8시 19분께 첫 교신에 성공했다.

위성 제작사인 프랑스 에어버스사는 지상국과 교신해 아나시스 2호의 본체 시스템 등이 양호한 지 여부를 확인한다. 동시에 위성이 목표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 나갈 예정이다.

아나시스 2호는 발사 후 안테나 및 태양전지판 등으로 임무 수행에 필요한 전력공급 가능 여부를 점검하면, 약 2주간의 중간궤도 변경을 통해 최종적으로 고도 3만6000km의 정지 궤도에 위치한다. 정지궤도 안착 후엔 약 1개월간 위성의 성능과 운용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날 발사 성공은 지난 2014년 사업 착수 후 약 7년만이다. 또한 우리 군이 기존 민·군 공용 통신 위성인 무궁화 5호 위성을 대체할 최초 군 독자 통신위성을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세계에서 10번째로 전용 군사위성을 확보한 국가란 기록도 갖게 된다.

방사청에 따르면 아나시스2호는 기존 통신위성 대비 데이터 전송용량이 2배 이상 크다. 적의 전파교란(재밍) 공격 속에서 통신을 유지하는 능력 역시 향상됐다. 군이 단독으로 운용해 안정적인 통신망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됐다.

아나시스 2호는 한국군이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하면서 록히드마틴과 맺은 절충교역(무기판매에 따른 기술이전이나 반대급부)으로 제공되는 것으로, 에어버스사가 '유로스타 E3000' 위성을 기반으로 제작했다.

아나시스 2호를 쏘아 올린 스페이스X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했으며, 지난 5월 30일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 발사에 성공했다.

이번 발사에 사용된 팰컨9 로켓의 1단 추진체 B1058은 '크루 드래건'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실어나를 때 활용된 것으로, 대서양에서 회수해 재사용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스페이스X는 올해 들어 12차례 로켓을 발사했지만, 고객 주문용 위성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페이스X는 이전의 11차례 발사에선 자사가 자체 개발한 스타링크 통신위성과 미 우주군 전용 위성을 쏘아 올렸고,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를 ISS로 실어날랐다.

방사청은 "첨단기술의 각축장인 우주에서도 본격적으로 역량을 갖춰 나가며, 앞으로 새로운 전장인 우주공간에서 감시정찰·조기경보 위성 등 우주 국방력을 단계적으로 확보해 나아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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