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7.25 06:55

올해 상반기 성장률 -2.3%…3분기 GDP, 예상보다 반등 폭 제한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올해 2분기 우리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부진하면서 연간 플러스 성장에 대한 기대가 지워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3.3% 감소했다. 1분기(-1.3%)에 이어 2분기에도 역성장했다. 특히 3.3% 감소는 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1분기(-6.8%)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22년 만에 최악의 경제상황을 맞이했다.

2분기 성장률 부진은 주요국 셧다운 등에 따른 수출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민간소비가 증가세로 전환했으나 3%대 역성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분기 성장률에 대해 “–2%대 중후반 수준을 예상했으나 실적이 이를 하회했다”며 “극심한 세계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영향이 예상보다 깊게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앞서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0.1% 성장을 목표로 삼고 2분기 –2% 중후반대 하락을 예상했다.

홍 부총리의 말처럼 4~6월 우리나라 수출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4월에는 전년동월 대비 25.5%, 5월에는 23.6% 각각 감소했다. 6월에는 10.9% 줄면서 소폭 개선됐으나 석 달 연속 두 자릿 수 하락세를 시현했다. 7월 1~20일 수출도 12.8% 감소한 만큼 당장 극적인 반등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주요국 경제 재개로 하반기 수출은 상반기에 비해서는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3차 추가경정예산 집행에 따른 내수 회복도 성장률 하락 방어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가 예상했던 올해 0.1% 성장이나 한은이 5월 제시한 –0.2% 성장 달성은 현재 상황에서는 불가능한 목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6일 “올해 경제성장률은 5월 전망치인 –0.2%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제전망 하향을 시사했다. 한은은 8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예정이다. 다만 이 총재가 “5월 워스트 시나리오상 제시했던 –1.8%까지는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한 만큼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의 큰 폭의 하향 조정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사진·일러스트 출처=픽사베이)
(사진·일러스트 출처=픽사베이)

현재 시장은 올해 우리 경제가 1% 내외로 역성장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연간 1.0% 역성장(종전 –0.7%)을 전망한다”며 “상반기 전분기 대비 평균 2.3% 역성장했던 GDP가 하반기에 평균 1.7% 성장으로 개선되겠지만 연간 역성장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반기 세계경제 여건이 개선돼 우리 수출도 증가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있고 3차 추경 집행으로 정부소비의 성장세도 대폭 확대될 가능성이 높지만 민간소비와 설비 및 건설투자 등 민간 수요는 부진 추세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며 “하반기 경제가 상반기보다 개선되나 터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경제성장률 결과가 당초 전망했던 수준보다 수출과 설비투자 감소폭이 크게 나타남에 따라 하반기 개선 강도에 대한 눈높이도 낮출 수밖에 없다”며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0.1%)보다 하향한 –1.1%로 제시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반기 성장률이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함에 따라 연간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1% 후반에서 2% 초반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7월 들어 미국의 코로나 확산이 가속화됐고 국내수출도 부진했음을 감안하면 3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플러스 성장하겠지만 반등의 폭은 예상보다 제한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성장률 전망을 다소 높게 보는 곳도 정부나 한은의 현재 전망치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확산세 완화, 2분기 서비스업 성장기여도 낙폭 축소 등을 고려하면 소비는 완만하게 회복하고 선진국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순수출 기여도 감소폭도 줄어들 것”이라며 “이를 종합하면 향후 성장률 궤적은 3분기 2.5%, 4분기 1.7% 각각 성장해 연간으로는 –0.4%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3분기 경기 반등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23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3분기 철저한 방역과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반드시 경기반등을 이루어내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한국판 뉴딜을 포함한 3차 추경 주요사업을 3개월 내 75% 이상 신속히 집행해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고 소비·투자·수출 등 부문별 대책을 시리즈로 발표할 것”며 “8월 17일 임시공휴일 계기 관광·교통·숙박 등 패키지 지원방안을 추진하고 소비·관광 활성화, 수출활력 제고방안 등을 지속 강구해 경기보강에 전력투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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