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7.28 16:13

경희대한방병원 정희재 교수팀…"만성폐쇄성폐질환자의 굳어가는 폐조직 촉촉하게 유지"

백합(오른쪽)과 사삼.
백합(오른쪽)과 사삼.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폐섬유를 예방하고 증상을 줄여주는 한약재의 효능이 밝혀졌다.

경희대한방병원 폐장호흡내과 정희재 교수팀(이범준·김관일)은 최근 윤폐(潤肺)와 항염증에 효과가 있는 한약재 6종을 실험분석한 결과, 사삼과 백합을 복용한 실험동물 그룹에서 폐섬유화를 개선한 효과를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교수팀은 먼저 고전에 나와 있으면서 현재 처방되고 있는 폐섬유화 관련 한약재인 관동화와 과루인, 백합, 사삼, 자완, 현삼 등 6종을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폐섬유증을 유발한 생쥐모델을 9그룹으로 나눠 이틀에 1회씩, 10일 간 각각의 단일 및 복합처방을 내고 이를 경구투약했다. 그 결과, 사삼과 백합을 복용한 그룹에서 폐섬유화로 인한 콜라겐 침착과 조직학적 손상, 염증세포가 현저히 감소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폐섬유화는 장기간 흡연과 석면 등 환경유해물질에 의해 폐포가 손상돼 딱딱하게 굳는 질환이다. 이렇게 되면 산소가 교환되지 않아 가래가 끓고, 호흡이 가빠지는 등 삶의 질이 극도로 악화한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 담배로 인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다.

교수팀은 이들 약재가 폐를 촉촉하게 하는 등 섬유화된 폐조직을 윤택하게 해주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현재 한의학에서는 특발성 폐섬유화증의 발병 원인을 진액손상으로 보고 이를 보충해주는 윤폐지제(潤肺之劑)를 치료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범준 교수는 “그동안 윤폐지제에 대한 유효성 검증연구가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윤페지제의 항섬유화제제 신약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가장 뛰어난 효과를 보인 약재 2종을 용량별 효과와 분자생물학적인 기전 등 후속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연구결과는 ‘항생물질로 유도된 폐섬유증 생쥐모델에서의 윤폐 효능 한약재 효과’라는 이름으로 SCIE급 학술지 ‘Process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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