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7.29 13:23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 (사진=FCCJ channel 유튜브)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리덩후이(李登輝·97) 전 대만 총통이 매우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사망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29일 대만시보 등 대만매체에 따르면 리 전 총통이 입원해있는 타이베이 룽충(榮總)병원 측은 "리 전 총통의 건강 상태가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외부에 퍼진 소문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리 전 총통이 고령이라 건강 상황이 수시로 바뀐다”면서 “최근 확실히 병세가 다소 악화됐다”고 전했다.

리 전 총통은 지난 2월 우유를 급하게 마시다가 폐렴 증세를 보여 룽충병원에 입원해 지금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이처럼 병세가 악화되자 이날 오전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라이칭더(賴淸德) 부총통이 리 전 총통을 문병했다.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하다 보니 그의 건강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대만 내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그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퍼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 리 전 총통이 주도해 설립한 정당인 대만단결연맹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인터넷에 퍼진 리 전 총통 별세 소식은 가짜”이라며 “그가 조속히 건강을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리덩후이는 본성인(중국 본토 출신이 아닌 대만에서 태어나 성장한 사람0) 출신 첫 대만 총통이다. 장제스(蔣介石·1887∼1975)와 그 아들인 장제스(蔣介石)와 그 아들인 장징궈(蔣經國) 총통에 이어 1988년~2000년 대만 총통을 지냈다.

총통 재임 시절 대만의 독자노선을 추진했고 대만 출신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그는 차이잉원 총통을 정계로 이끈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친일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는 대만 내 대표적인 친일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는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두둔하는 발언을 자주 했다. 또한 중국, 대만,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일본 영토라고 발언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중국 본토의 상당수 역사학자들은 리덩후이의 친부(親父)가 일본의 대만 통치시절 대만에서 경찰로 일했던 일본인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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