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7.30 10:52
한동훈 검사장. (사진=KBS뉴스 캡처)
한동훈 검사장. (사진=KBS뉴스 캡처)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지난 29일 '검언유착' 의혹을 받는 한동훈(47· 사법연수원 27기)검사장에 대한 서울중앙지검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사상 초유의 검사 간 육탄전이 벌어져 양측이 첨예하게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한동훈 검사장과 수사팀장인 정진웅(52·사법연수원 29기) 부장검사가 조폭처럼 난투극을 벌였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있었다"며 "핵심은 휴대전화 압수가 적법한 절차를 밟았냐는 것과 진행 과정에서 수사팀이 폭력을 행사했느냐는 것이다. 만일 적법한 절차도 밟지 않고 폭력적으로 압수하려고 했다면 천인공노할 폭거"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KBS 오보 뒤에도 서울중앙지검 고위 간부가 연루됐다고 보도가 있다. 만일 사실이라면 이건 유착이 아니라 군사 정권 시대의 공작이 살아난 것"이라며 "공작의 핵심은 문재인 정권의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고 있는 윤석열과 한동훈 죽이기"라고 주장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 29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 (사진=오세훈 페이스북 캡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 29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 (사진=오세훈 페이스북 캡처)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 총감독, 추미애 법무 연출, 이성윤 각본의 검찰발 막장드라마 한편이 공연됐다"며 "우리는 지금 '나라다운 나라'의 검찰개혁의 자화상을 보고 있다. 참으로 처절한 복수혈전"이라고 힐난했다.

오 전 시장은 "검찰개혁을 빙자한 검찰권 허물기"라며 "인사청문 대상자가 청문위원 조롱하고 임명장 받은 날 정권 수사한다고 수사·폭행당하고, 전세·전세값 올려놓고 세금걷어 서민 위한다는 나라. 하루 동안 이 뒤죽박죽이 모두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나라를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서 '국민의 힘'이 필요하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한 검사장과 정 부장검사의 물리적 충돌 사실이 알려진 뒤 "폭력정권, 깡패정권, 이제 막장을 달린다. 전두환 시절에나 있었던 상황까지 재연된다"며 일갈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역시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병원에 입원한 정진웅 부장검사의 모습. (사진제공=서울중앙지검)
병원에 입원한 정진웅 부장검사의 모습. (사진제공=서울중앙지검)

진 전 교수는 지난 29일 서울중앙지검이 공개한 정 부장검사의 입원 사진을 게시하며 "정진웅 부장께서 뎅기열로 입원하셨다. 빠른 쾌유를 빈다"고 비꼰 데 이어 "누가 선빵을 날렸냐가 핵심이다. 정진웅이 하는 얘기는 결국 저놈(한 검사장)이 뺨으로 내 주먹을 마구 때리고 배로 내 구둣발을 마구 찼다는 얘기"라면서 조소했다.

또 다른 SNS 글을 통해서는 "수사심의위에서 수사 중단하라고 하고, 법원에선 이동재 기자 핸드폰 압수한 거 불법이라고 돌려주라고 했다. 2연타를 얻어맞고 초조해진 모양"이라며 "거짓말로 창작한 '음모론'을 현실로 만들려니 얼마나 힘들겠나. 거기서 비롯된 해프닝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여기서 무서운 권력의 의지를 본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아넣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앞뒤 생각 없이 저지른 일일 것"이라며 "합리적·이성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짓을 저지른 것으로 보아 위로부터 엄청난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듯하다"고 주장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가 '검사 육탄전'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올린 SNS 글. (사진=진중권 페이스북 캡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29일 '검사 육탄전'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올린 SNS 글. (사진=진중권 페이스북 캡처)

한편 한동훈 검사장 측이 지난 29일 "서울중앙지검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독직폭행'을 자행했다"며 첫 입장문을 낸 데 이어 서울중앙지검과 정진웅 부장검사 측도 이에 반박하는 입장문을 공개했다.

서울중앙지검 측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 검사장의 물리적 방해 행위 등으로 정 부장검사가 넘어져 병원 진료를 받고 있다며 병상에 누워있는 정 부장검사의 사진을 공개했다.

정 부장검사 측 역시 물리적 접촉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한 검사장이 휴대전화에 있는 압수물을 삭제하려고 하는 등 압수수색을 방해하는 행위를 시도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과 함께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부장검사는 한 검사장이 변호인에게 전화를 하겠다며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하려 했는데, '페이스 아이디'가 아닌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등 잠금 해제가 아닌 휴대전화 초기화를 시도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 검사장 측은 중앙지검과 정 부장검사 측의 주장은 모두 거짓이라며 재반박했다. 이들의 설명과는 달리 한 검사장이 압수수색을 거부하거나 방해한 사실이 전혀 없으며, 정 부장검사가 '휴대전화'가 압수수색 대상물이라고 한 것과 달리 휴대전화의 '유심(USIM)'만이 압수수색 대상이었다는 설명이다.

또 정 부장검사의 주장과 달리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는 페이스 아이디가 아닌 비밀번호로 잠금을 해제하는 방식이며, 해당 사실을 압수수색에 참여한 실무자들에게 모두 확인시켜줬다고 반론했다.

한 검사장 측은 지난 29일 독직폭행 혐의로 정 부장검사를 서울고검에 고소하고 감찰 요청을 했으며, 정 부장검사 측 역시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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