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7.30 13:22
보잉 787 비행기. (사진=보잉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미국 항공업체 보잉 등 미국의 대표적 제조업체들이 줄줄이 최악의 2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보잉은 대대적인 감원과 감산에 나서기로 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보잉의 2분기 매출은 118억달러(약 14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5% 급감했다. 이는 월가의 전망치(131억6000만달러)를 밑돈 수준이다. 순손실은 24억달러(약 2조9000억원)로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주당 순손실은 4.79달러로 시장 전망치 2.57달러보다 훨씬 컸다.

잇단 추락사고에 따른 737맥스 운항중단 장기화로 이미 재정 타격을 받은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까지 겹치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이에 보잉은 인력을 당초 계획보다 더 감축하고, 상용기 운행을 줄이는 자구대책을 발표했다.

보잉은 당초 전체인력 16만명 중 10%인 1만6000명을 감원하려 했으나 이날 감원 목표를 3000명 늘어난 1만9000명으로 확대했다.

이와함께 보잉은 내년 보잉787 가동 대수를 당초 목표치인 월 7대에서 6개로, 777 미니점보와 신형 777X의 가동 대수도 월 3대에서 2대로 각각 줄이기로 했다. 신형 777X기 운항 개시는 2022년으로 원래 계획보다 1년 늦추기로 했다.

보잉의 상징과도 같았던 747 점보기는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생산이 종료된다. 1970년 취항한 747은 대량 수송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코로나 팬데믹에 쓸쓸히 퇴장하게 됐다.

데이비드 칼훈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항공산업과 우리 회사는 일생 동안 경험하지 못한 도전들을 견뎌내고 있다"며 "이러한 도전 중 대부분은 여전히 계속해서 진행중이다"고 말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도 실적이 크게 부진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4% 급감한 178억달러(약 21조2000억원)에 그쳤다. 특히 항공기 엔진 주문이 뚝 끊기면서 항공 부문 매출이 44%나 줄었다. 손실은 22억달러(약 2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작년 2분기 손실 6100만달러(약 700억원)와 비교하면 적자폭이 크게 불어났다.

의료 부문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산소호흡기 판매가 크게 늘었으나, 나머지 제품 수요가 줄어들어 예년만큼 이익을 내지 못했다.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 역시 2분기에 8억달러(약 96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4억2000만달러(약 2조8820억원) 순이익을 냈으나 이번에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은 53% 급감한 167억8000만달러(약 20조원)로 1년 전 대비 반토막 났다.

30일에는 애플, 아마존, 알파벳, 페이스북 등 미국 4대 IT 기업 실적이 일제히 발표된다. 이들은 제조업체들과 달리 코로나19 혜택을 톡톡히 보았다. 얼마나 실적이 좋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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