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7.30 17:33

고대의대 김병수 교수팀…"치료성적 높이고 국제 가이드라인 설정에 기여"

김병수 교수(왼쪽)와 이병현 교수.
김병수(왼쪽) 교수와 이병현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국내 의료진이 다발골수종 치료를 위한 ‘PD-L1 기반의 예후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항암제의 효과를 미리 측정함으로서 환자들의 치료성적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의대 안암병원 김병수 교수팀(혈액종양내과 이병현 교수)은 암세포의 항암제 저항력을 측정해 환자의 예후를 미리 알 수 있는 기법을 개발해 최근 국제학술지에 연구내용을 게재했다고 30일 밝혔다.

PD-L1(programmed death-ligand1)은 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로서 T세포의 탈진, 사멸을 유도하고, 암세포의 면역내성 획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바이오마커다.

특히 항PD-1 면역항암제인 펨브롤리주맵(pembrolizumab)의 효과를 비교한 3상시험이 낮은 안전성과 생존율로 2017년 중단된 이후 이의 대안으로 항PD-L1 면역항암제의 적용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의 화학항암제와는 달리 표적 면역항암제는 환자마다 치료효과가 극명하게 갈린다. 따라서 약이 잘 듣는 환자를 사전에 선별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PD-L1 발현을 측정할 때 고형암에서는 암 종괴의 조직 슬라이드 염색기법을 주로 사용했다. 하지만 혈액암인 다발골수종은 종괴를 형성하지 않아 기존에 고형암에서 사용하는 방법을 적용하기 어렵다. 특히 골수혈에 산재된 다발골수종 세포에서 PD-L1 발현을 측정하기 위한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골수혈에서 다발골수종 세포의 PD-L1 발현은 아직 임상에 적용된 바가 없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골수 내에서 PD-L1 발현을 통해 다발골수종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뿐 아니라 나아가 PD-L1 표적치료제의 효과 여부를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126명의 다발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검증에 들어갔다.

연구팀은 우선 PD-L1 발현이 높을수록 생존율이 낮을 것으로 예측하고, 실제 확인작업을 했다. 그 결과, PD-L1 발현이 높은군은 낮은군 보다 5년 생존율이 절반 이하로 낮았으며, 면역조절제의 사용과는 무관했다.

또 PD-L1 발현이 높은군에서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생존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골수 내 형질세포의 PD-L1 발현과 여러 임상인자를 종합해 다발골수종 환자의 예후를 효과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병수 교수는 “이번 연구가 향후 다발골수종 환자를 위한 약물 선택에 크게 도움을 줄 것”이라며 “한편으로 항PD-L1 면역항암제 투약을 위한 가이드라인 설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Nature지 자매지인 Scientific Reports 8월호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