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6.04.04 12:18

탐사저널리즘인 뉴스타파는 4일 노태우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사진) 씨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서류로만 존재하는 유령회사)를 설립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함께 중미 파나마의 최대 로펌인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의 내부 유출 자료를 분석해  ‘조세도피처의 한국인들 2016’ 프로젝트 명단을 공개하면서 1차 대상자로 노씨를 지목했다. 

노씨는 지난 2012년 5월18일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3개의 회사를 설립해 주주 겸 이사에 취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사 모두 1달러짜리 주식 1주만을 발행한 전형적인 페이퍼 컴퍼니라고 뉴스타파는 전했다.지난 2013년 밝혀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의 페이퍼 컴퍼니 설립과 거의 유사한 케이스다. 

3개 회사 이름은 One Asia international(원 아시아 인터내셔널), GCI Asia(쥐씨아이 아시아) Luxes internatinoal(루제스 인터내셔널)이다. 이 가운데 루제스 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의 주주로 노재헌 씨와 노씨가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인 GCI Asia가 등재돼 있다. 세 회사 모두 모색 폰세카의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지점이 있는 빌딩에 주소를 두고 있다.

노씨는 회사 설립 1년여 뒤인 2013년 5월24일에 이사직에서 사퇴했다.

뉴스타파는 "(이 회사들이) 소유구조를 매우 복잡하게 내놨다"며 "이렇게 중층적으로 설계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노씨는 “개인적 사업 목적으로 1달러짜리 회사를 몇 개 설립했지만 이혼 등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회사를 이용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뉴스타파는 이번 ICIJ의 자료 가운데 'korea'로 검색된 파일은 모두 1만5000여 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한국 주소를 기재한 한국 이름 195명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노씨는 애초 한국주소지를 기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195명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뉴스타파는 "이름이 노태우 씨의 장남과 동일했기 때문에 자료를 찾다가 생년월일과 사진을 확인한 결과 동일 인물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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