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대청 기자
  • 입력 2020.08.01 16:00

카카오, 악플잡기 앞장 이어 모금 캠페인 주도…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중소상공인 지원

[뉴스웍스=장대청 기자] "우리가 하는 사업은 이용자의 삶 속에 깊게 침투해 있다. 기업의 무관심은 세상이 악하게 가는 것을 방치할 수 있다. 돈을 덜 번다든가 사회사업을 주로 한다든가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세상을 선하게 바꾼다'라는 말은 우리가 첨예한 의사 결정을 할 때 어떤 향의 선택을 할지를 결정하는 큰 중력이다."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네이버가 가공한 데이터와 기술을 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하겠다. 이 자료들이 4차 산업혁명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우리는 네이버를 더 쉽고 편리한 플랫폼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온라인 창업, 스타트업 투자와 AI 인재 교육 등 미래 산업을 지원하겠다. 소상공인과 사회 초년생을 위한 혁신적 금융 서비스도 만들어나가겠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조수용(위 사진 왼쪽), 여민수(위 사진 오른쪽) 카카오 공동 대표와 한성숙(아래 사진) 네이버 대표. (사진제공=카카오, 네이버)

코로나19 시대, '언택트(비대면) 대장'으로 떠오른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선한 영향력' 퍼뜨리기에 한참이다.

카카오는 '선한 영향력'이란 말을 전면에 내세웠다. 플랫폼의 사회적 영향력을 강조하며 포털들의 '악플 잡기' 운동도 이끌었다. 아울러 사회공헌 플랫폼 '같이가치'로 코로나19 기부에도 앞장섰다. 선한 영향력 퍼뜨리기는 어느새 카카오의 핵심 가치로 떠올랐다.

네이버의 키워드는 '상생'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네이버는 '중·소상공인(SME, Small-Medium Enterprise)' 대상 지원책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 회사는 이 SME들을 "네이버의 미래이자 성장동력"이라고 칭한다. 현재 네이버는 교육, 기술·데이터 지원, 자금 융통으로 이어지는 SME 창업 인프라를 조성하고 있다.

이런 행보는 단순히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일회성 활동은 아닌 듯하다. 두 회사는 선한 영향력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비즈니스에 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지속가능한 플랫폼 구축을 꿈꾸는 것으로 보인다. 달라진 사회, 달라진 세대, 달라진 플랫폼에 맞춰 또 다른 기업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문화에 따른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기업의 디지털책임'이 전 세계적으로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공 거둔 네이버·카카오의 '악플 잡기'

네이버와 카카오가 보여준 플랫폼을 통한 선한 영향력 퍼뜨리기의 가장 대표적인 예시는 최근 이어진 '악플 잡기'다.

먼저 나선 것은 카카오다.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뉴스 및 검색 서비스의 대대적인 개편을 시작했다. 작년 10월에는 연예 뉴스 댓글을 잠정 폐지하고 카카오톡 #탭의 실시간 이슈 검색어 노출을 중단했다. 올해 2월에는 대대적으로 악성 댓글 제재를 강화했다. 차별, 혐오 신고 항목을 만들고 덮어두기, 접기 등 댓글 영역 노출을 관리하는 항목을 만들었다. 

연이어 네이버도 지난 3월 연예 뉴스 댓글을 폐지하고 댓글 닉네임과 활동이력을 공개한 것을 시작으로 연달아 댓글 개편안을 내놓았다. 4월에는 특정인 댓글 차단 기능과 댓글 본인확인제를 적용했다. 5월에는 댓글 참여 통합제한을 본인확인 정보 기준으로 바꿨다. 6월에는 욕설·비속어를 알아서 차단하는 AI 클린봇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카카오(왼쪽)와 네이버의 뉴스 댓글 개편안. (사진제공=카카오, 네이버)

이러한 두 회사의 노력은 결국 성과로 이어졌다. 

카카오에 따르면 댓글 개편 이후 6월 기준 욕설·비속어를 포함한 댓글이 올 초보다 20% 이상 감소했다. 댓글 신고 건수도 개편 직후인 3월 이전보다 2배가량 늘어났다. 카카오 측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성 댓글 신고 및 조치 건수가 감소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댓글을 쓸 때 욕설과 비속어를 쓰는 것에 스스로 주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악성 댓글 삭제 건수가 6월 기준 연초보다 63.3% 줄었다고 발표했다. 댓글 신고 수는 53.6%, 비공감 수는 21.5%가 줄었다. 댓글 수도 0.7% 줄었지만 오히려 댓글 전체 작성자 수는 8% 늘어났다. 네이버 측은 "댓글 이력 공개, 본인확인제가 댓글 공간 위축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반대로 더 많은 사용자들이 참여해 신중하게 목소리를 남기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전했다.

◆카카오의 핵심 가치 '선한 영향력'

'선한 영향력'은 카카오의 핵심 목표 중 하나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 10주년을 맞아 10년간 이어진 시즌1을 마치고 시즌2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회사는 이와 함께 5가지 핵심 가치를 새로 발표했는데, 그 마지막 가치가 '세상을 선하게 바꾸려고 노력한다'다. 카카오 측은 이에 대해 "기업은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는 책임이 있다"며 "카카오는 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우리는 오늘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고 설명한다.

여기에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철학이 크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지난 3월 카카오톡 출시 10주년을 맞아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카카오 시즌2에서는 우리만의 문화를 넘어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자로서 우리 역할이 포함돼야 한다"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율적인 조직은 기업일 수 있다. 급격히 발전하는 기술과 우리만의 문제 해결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을 갖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카카오 '같이가치' 플랫폼의 코로나19 기부 프로젝트. (사진제공=카카오)

카카오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 극복을 돕기 위해 지난 3월 20억원을 기부했다. 김범수 의장은 이와 별개로 개인 재산 20억원을 따로 내놓았다.

카카오는 사회공헌 플랫폼 '같이가치'를 통해 코로나19 모금 캠페인도 주도했다. 카카오가 벌인 기부 캠페인은 지난 4월 50억원이 넘는 기부금을 모았다. 100만명이 넘는 일반 이용자가 기부에 참여해 성금 25억원을 보탰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플랫폼이 가진 파급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카카오는 이 밖에도 기브티콘, 힐링사운드 등 코로나19 기부 콘텐츠를 연달아 선보였다.

카카오 계열사들도 이에 '선한 영향력'을 사업 목표로 강조했다. 카카오가 뻗어 나간 다양한 분야에서도 카카오의 지향점은 되풀이될 전망이다.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담당하는 카카오M의 김성수 대표는 지난 7월 14일 미디어 데이에서 "카카오M의 사업 비전은 '콘텐츠로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이다"라며 "콘텐츠 비즈니스의 혁신과 진화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와 IP에 투자하며 '선한 영향력'을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는 그라운드X는 굿네이버스와 '코로나19 예방 굿워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앞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지닌 단체들이 카카오톡 '클립'과 디지털 자산을 활용해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네이버가 구축하는 '소상공인 생태계'

네이버의 눈은 '중·소상공인(SME)'을 향한다. 네이버의 목표는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중·소 판매자 누구나 네이버 쇼핑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생태계의 구축이다. 비대면 시대,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이들을 도우면서 자체 플랫폼의 영향력도 키워가는 '상생'이 목적으로 보인다. 

스마트스토어는 네이버 쇼핑이 제공하는 쇼핑몰 솔루션이다. 나만의 스토어 개설과 상품 등록을 무료로 제공해 쉬운 창업이 가능하다.

현재 이 스마트스토어는 네이버 매출을 이끌고 있다. 네이버는 올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 가운데 커머스 실적을 포함한 네이버의 비즈니스 플랫폼이 7772억원을 벌어들이며 성장을 주도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연 매출 1억원을 달성한 판매자는 올해 6월 기준 2만6000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 증가했다. 한 달간 새로 생겨나는 스마트스토어는 4월 기준 월평균 3만5000개다. 2년 새 약 2만 개가 늘었다. 특히 20~30대의 창업률이 67%에 달하며 젊은이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가 스마트스토어 SME를 대상으로 내놓은 라이브커머스 툴 '쇼핑라이브'. (사진제공=네이버)

네이버는 이에 SME에 대한 지원을 폭발적으로 늘렸다. 라이브커머스 툴, 업무툴, 온라인 교육을 통한 컨설팅 등 스마트스토어 입점 SME 대상 제공 상품을 연달아 내놓았다. 네이버는 이러한 지원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넓혀가면서 매출 성장의 기반을 닦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다.

네이버파이낸셜의 'SME 대출'은 이 생태계의 핵심 중 하나다. 연내 출시 예정인 이 대출 상품은 매장이나 소득이 없어도 네이버쇼핑에서 일정 금액 이상 매출만 있으면 신청이 가능하다. 네이버는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을 만들어 대출을 심사할 방침이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7월 '네이버 서비스 밋업' 행사에서 "SME 대출로 스마트스토어 기반 창업부터 교육, 기술·데이터 지원, 자금 융통까지 이어지는 인프라를 완성할 계획이다"라며 "네이버는 SME가 자금 걱정 없이 사업에만 집중해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30일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누구나 쉽고 빠르게 온라인 창업을 하고 사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로 지원하고 있다"며 "네이버는 SME를 기반으로 해서 사업구조를 짜고 있다. 스마트스토어 기반 창업은 네이버의 미래고 성장동력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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