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0.08.02 13:05

SNS 스타 정용진 부회장부터 '택진이형'까지…밀레니얼 세대와 친근한 소통 행보 돋보여

인스타그램에서 소통하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에서 소통하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청바지 브랜드 알 수 있을까요? 너무 예뻐요" 

지난 7월 19일 40만명에 육박하는 팔로워를 거느린 인스타그램 스타에게 이러한 댓글이 달렸다. 인스타그램 스타는 즉각 소통에 나섰다. 답글로 청바지 브랜드를 알려준 뒤 공식사이트 주소까지 남겼다.

인플루언서들의 개인 SN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이날 일련의 과정들은 크게 이목을 끌었다. 인스타그램 스타의 이름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스타그램을 개설한 정 부회장은 7월 31일 기준 38만 9000명의 팔로워를 확보한 상태다. 주로 본인의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며, 그 과정에서 자사 제품을 광고하기도 한다. 네티즌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도 즐긴다.  

대기업 총수들이 달라지고 있다. 고객들과 조직 내 구성원 중 2030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면서 소통방식이 젊어지는 추세다. SNS, 유튜브 등 다양한 창구를 활용해 시민·임직원과 소통하려는 시도가 늘었다. 언론 노출조차 꺼리는 경우가 많던 과거 회장들을 생각하면 금석지감(今昔之感)이 아닐 수 없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달 13일 사내 방송에 출연해 '라면 먹방'을 찍었다. 8월경 열릴 예정인 SK이천포럼을 홍보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 영상 제목은 '최태원 클라쓰'로 인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패러디했다.

한참 라면을 맛있게 먹던 최 회장은 남은 국물을 '원샷' 한다. 그 순간 '환경을 생각한다면, 음식물을 남기지 맙시다'란 자막이 흐른다. SK 측은 B급 감성으로 가득한 해당 영상에 임직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라고 전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딸인 함연지씨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다. (사진=햄연지 YONJIHAM 유튜브 캡처)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딸인 함연지씨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다. (사진=햄연지 YONJIHAM 유튜브 캡처)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뮤지컬 배우이자 유튜버로 활동 중인 장녀 함연지씨의 개인 유튜브에 출연했다. 함연지씨가 최근 인터넷상에서 유행 중인 오뚜기 라면 레시피를 따라 직접 요리하고, 함 회장이 맛을 평가했다.  

유튜브 댓글엔 '재벌이 아니라 소탈한 보통사람 같다'는 댓글이 수백개의 추천을 받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주류였다.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7월 31일 기준 200만회를 넘겼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광고를 적극 활용하며 친근함을 어필한 케이스다. 지난 2017년 리니지M 광고에 직접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2019년 말에는 리니지2M 광고에 목소리로 출연했다. 이때 생긴 별명이 '택진이형'이다.

호칭부터 다른 총수들과 궤를 달리한다. 리니지2M 광고에서 나왔던 "택진이형, 밤 샜어요?"라는 대사는 다양하게 패러디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구은화 올댓프레젠테이션 대표는 "달라진 사회 분위기에 따른 당연한 선택이다. 소통, 특히 밀레니얼 세대와의 소통이 중요해진 시대"라며 "현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자 최고의 대안"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비대면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기업 경영자도 '연예인화' 되기 시작했다. 대외적으로 비치는 이미지가 굉장히 중요해졌다"며 "'금수저'라는 이유로 빈축을 살 여지가 많은 재벌 2·3세들이 친근하고 소탈한 모습을 드러내는 이유도 여기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한다면 바람직한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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