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8.01 11:25
케리 람 홍콩 행정장관 (사진제공=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홍콩 정부가 9월 예정됐던 입법회(의회) 의원 선거를 코로나19를 이유로 1년 연기하기로 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비상대권’을 동원해 1년 뒤인 내년 9월 5일 선거를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홍콩에서는 공중의 안전과 관련된 비상 상황에 행정장관에게 법규를 제정할 수 있는 ‘비상대권’이 부여된다. 

람 장관이 ‘비상대권’을 동원한 것은 지난해 반정부 시위 당시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복면금지법’ 시행에 이어 1년 새 두번째다.

기자회견은 후보 확정 시한인 31일 오후 5시(현지시간) 이후 열렸다. 전날 조슈아 웡 등 민주파 인사 12명의 출마 자격을 박탈한 데 이은 것이기도 하다.

람 장관은 홍콩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었으며, 정치적 고려는 없었다고 밝혔다.

홍콩 내 코로나19 확산은 지난달까지 소강 상태를 보이다가 최근 들어서 매일 1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31일 기준 누적 확진자는 3273명으로 이달 1일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하는 상황이다. 

야권인 민주 진영은 강하게 반발했다. 

범민주진영 입법회 의원 22명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홍콩의 헌법과 법률 구조상 이러한 식의 조작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60여개국에서 선거가 실시됐다고 지적했다.

조슈아 웡은 트위터를 통해 수만명이 예비선거를 통해 투표에 대한 열의를 보여줬는데도 중국 중앙정부가 그들을 막으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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