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8.03 10:22

"10개 넘게 발의된 스토킹방지법 통과 안 돼…입법사항 강력하게 권고할 것"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사진=YTN 캡처)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사진=YTN 뉴스 캡처)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미래통합당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에 합류하게 된 이유에 대해 "지난 20년 동안 봐온 여성 피해의 실상을 알리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에 출연해 "입법을 하는데 굳이 어떤 당을 가리면서 지원해야 될 이유를 잘 모르겠다. 정치를 할 생각도 앞으로 내내 없고 거절의 타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어서 '네'를 했던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n번방 사건으로 국회에서 토론회들이 있었다"며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좌장을 해달라고 해서 그런 것도 하고 국민의당에서 강의도 하고 정의당은 21대 국회의원 선거 전에 가서 n번방 사건에 대해서 온라인강의도 했다. 그 당시 통합당 여성 의원들이 몇 분이 참여한 것 같은데 그런 경로로 전화를 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화) 상대방이 누군지 정확히 제가 국회의원 이름을 어떻게 아나"라며 "'통합당에서 이런 특위를 만들고 싶다, 참여해서 도움을 줄 수 있느냐, 정책제안 같은 거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해서 잠깐 망설였다. 통합당 일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2~3분 고민해봤는데 굳이 '노'를 해야 될 타당한 이유를 못 찾았다"며 "당면한 일들이 n번방 방지법도 20대 국회 마지막에 입법된 부분들이 있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가장 안타까운 건 스토킹방지법도 10개 넘게 발의됐는데 통과가 안 된 현주소를 생각할 때 굳이 당을 가리면서까지 그렇게까지 제한적으로 지원해야 되는 이유를 몰랐다"고 강조했다.

여성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통합당에 합류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그런 비판은 충분히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더 성폭력특위에 제가 참여한 것이다. 당장 내일부터 그분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해달라고 (한다). 그런 교육의 필요성들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예방교육에 대해서는 "문제는 의무교육 하러 가보면 들락날락하는 분들이 대다수이고 더군다나 요즘은 온라인 교육 콘텐츠가 생겨서 온라인 클릭만 몇 번 하면 그냥 교육이 끝난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특위에서 할 역할에 대해서는 "입법사항에 대해서 조금 더 강력하게 권고할 것"이라며 "조직 내 위계나 위력에 의한 성폭력에 대한 지침이나 법령에 2차 가해 행위 같은 건 처벌 조항이 없다. 그런 일들에 대한 정책제안도 할 수 있으면 어디서든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2차 가해와 관련된 정책 제안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2차 피해 너무 끔찍하다. 피해자가 싸워야 될 대상은 그 사람을 성희롱이나 성추행 한 사람과 싸우는 것뿐만 아니라 온 조직과 싸워야 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는 피해자 편을 들어줘야 되고 그냥 저는 여러 가지 경험 때문에 피해자 편을 들어줘야 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허위 미투와 관련해선 "무고죄에 대한 처벌은 엄격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에 들어가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인권위원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될 몫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누군가는 우리 편에서 조사를 일단은 해준다는 상황이 전개되니까 부당한 폭력들이 현저히 줄어든 것을 실제로 목격했다. 그것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위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교수는 지난달 30일 구성된 통합당 성폭력대책특위에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특위에 대해 "이 특위는 박 전 시장을 포함해 권력형 성폭력 의혹에 대해 피해여성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된 기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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