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8.03 12:13

미국 바몽연구소 선두…정원교 강동경희대병원 교수팀, 동물실험 마치고 환자 적용 중

정원규 교수
정원규 강동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방사선을 쪼여 치매를 치료한다? 지금까지 약물에만 기대를 걸었던 사람이라면 의외일 수 있다. 하지만 해외를 비롯한 국내에서도 이를 시도하는 의사가 있어 관심을 모은다.

외국의 대표적인 연구기관은 미국 미시간주 로얄오크에 있는 바몽연구소다. 이곳 연구진은 저선량 방사선이 알츠하이머병를 치료하는 확실한 치료법일 수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아직은 동물실험 단계지만 방사선이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를 줄여주는 효능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지난해부터 임상을 적용할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도 이들의 임상연구를 승인했다.

바몽 연구진은 지난 7년간 저선량 방사선요법의 알츠하이머 치료모델을 개발해 왔다. 연구진은 치료 후 4, 6, 12개월째에 연구성과를 평가할 계획이다. 아밀로이드 단백질 검사와 인지테스트, 삶의 질 평가, PET 스캔 등이 동원된다. 또 잠재적 부작용도 함께 조사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동물실험에서 비슷한 연구를 진행한 의료진이 있어 관심을 끈다.

강동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정원규 교수와 건양의대 문민호 교수팀은 치매 유발 쥐에게 저선량 방사선 치료를 한 결과, 대조군보다 시냅스 퇴행이나 신경손상 등 신경염증이 억제되고, 미세아교 세포수와 기능이 회복됐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내용은 지난 5월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에 게재됐다. 미세아교 세포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줄이는 뇌속 청소부 역할을 한다.

정 교수팀은 저선량 방사선 치료 8주 후 치매 쥐의 뇌를 확인했다. 그 결과,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수와 양이 유의미하게 줄고, 기억능력과 학습능력이 치료받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향상됐다.

정원규 교수는 “최근 저선량 방사선을 이용한 치료연구가 알츠하이머는 물론 코로나19 폐렴, 난치성 관절염 등에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 방사선이 치매 치료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 교수팀은 현재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경증 및 중등도 알츠하이머형 치매환자가 대상이다. 연구 참여자는 12개월간 13회 방문해 인지검사 및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 방사선이 치매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대안이 될지 1년내에 연구결과가 나온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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