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8.03 15:02

삼성서울병원 이지원·이지훈 교수팀, 조사대상 30~50% 환아에서 원인유전자 발견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지원 교수(왼쪽)와 이지훈 교수.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지원 교수(왼쪽)와 이지훈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어린이 뇌전증(간질)을 유전자 검사로 조기에 찾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소개됐다. 그동안 조기진단·치료가 어려웠던 소아뇌전증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지원·이지훈 교수팀은 뇌MRI 검사결과가 정상인 생후 6개월 미만 환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패널검사를 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환자에게서 뇌전증 원인유전자를 찾을 수 있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뇌MRI 검사결과는 정상이지만 뇌전증이 발병하는 환자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연구대상으로 삼은 환자는 뇌MRI 검사에선 정상이지만 추후 뇌전증으로 진단받은 2세 이하 영아 116명이다.

과거엔 뇌MRI가 정상인 경우에는 원인을 찾지 못했다. 따라서 ‘비증후성’ 혹은 ‘원인 미상’ 뇌전증으로 진단해 경험적으로 항뇌전증약을 처방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이용한 유전자패널검사를 시행했다. 이 방법은 3㏄ 정도의 혈액으로 여러 유전자를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시간과 비용이 적게드는 것이 장점이다.

연구 결과, 환자의 발병 나이에 따라 원인유전자를 찾을 확률은 30~50%대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원인유전자를 찾은 환아는 116명 중 40명(34.5%)인데 반해 1세 이하는 101명 중 40명(39.6%), 6개월 이하는 72명 중 36명(50%)에 이르렀다.

연구팀은 특히 예후가 좋은 양성 뇌전증증후군 환자 13명을 조기에 진단해 적합한 약제를 최단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원인유전자 변이에 따라 적절한 약제를 미리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지원 교수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가족성 유전체 연구를 통해 향후 더 많은 원인유전자를 찾게 될 것”이라며 “현재 원인유전자가 밝혀진 환자의 표현형을 발현하는 세포모델을 제작해 치료제를 스크리닝 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Molecular Genetics & Genomic Medicine' 최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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