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8.04 11:21

서울성모병원 하유신 교수팀, 복부비만도에 따라 발병률 60%까지 차이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배가 많이 나온 사람은 전립선암을 유념해야 할 것 같다. 허리둘레가 전립선암 발병과 무관하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서다.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하유신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해 남성의 비만도 및 허리둘레와 전립선암 발병율을 비교·분석한 결과, 체중보다 복부비만이 더 큰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교수팀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50세 이상 성인 남성 190여만 명을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교수팀은 우선 허리둘레에 따라 전립선암 발병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복부비만이 없는 남성은 1.1%에서만 전립선암이 발병했다. 반면 허리둘레가 90㎝ 이상인 남성은 5.1%에서 전립선암이 발생해 큰 차이를 보였다.

교수팀은 다음으로 체질량지수(BMI)와 허리둘레를 기준으로 전립선암 발병율을 점검했다. 이 조사에선 같은 비만(BMI 30 이상) 또는 과체중(BMI 25~30) 남성이라도 허리둘레에 따라 전립선암 발병 위험도가 60%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전립선암 발병위험이 체중보다 허리둘레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허리둘레 85㎝미만은 전립선암 발병위험도가 0.99였지만, 85㎝ 이상 90㎝미만은 1.04, 90㎝이상 95㎝미만은 1.21, 95㎝이상은 1.69로 나타나 허리가 굵을수록 전립선암 발병수치는 증가했다.

전립선암은 원래 선진국 암으로 알려져 있다. 고지방·고칼로식과 관련이 있어 실제 미국의 경우 모든 암중 발병률 1위에 랭크돼 있다. 국내에서는 2017년 기준, 4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식생활의 서구화로 점차 증가세다.

전립선암은 조기 발견이 관건이지만 증상이 없어 배뇨곤란이나 혈뇨 등 한참 진행된 뒤 발견되기 일쑤다. 따라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비만, 가족력 등 고위험군은 40세부터 정기검진을 받는 게 좋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같은 체중이라도 체형 및 근육, 지방의 분포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체질량지수보다 복부둘레를 전립선암 발병위험 평가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하유신 교수는 “복부비만이 있는 남성이 전립선암을 예방하려면 고지방식을 줄이고, 꾸준히 운동을 하는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결과는 ‘BMC Cancer’ 온라인판 6월23일자로 게재됐다.

같은 체질량지수라도 허리둘레에 따라 전립선암 발병 위험도가 최대 60%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을 보여주는 그래프.
같은 체질량지수라도 허리둘레에 따라 전립선암 발병 위험도가 최대 60%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을 보여주는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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