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08.04 14:29

"예상보다 많이 뽑아내…기존 주택 구매보다 청약 통한 내 집 마련 수요 늘어날 것"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인근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남빛하늘 기자)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인근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남빛하늘 기자)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공급 정책 의지에 대해 높게 평가했지만, 수도권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4일 오전 10시 30분경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브리핑을 열고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5‧6 대책 때 발표된 공급 방안을 포함해 서울권역을 중심으로 총 26만20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추가되는 신규 공급 물량은 13만2000가구다.

전문가들은 우선 정부의 공급 정책 의지에 대해 물량 자체는 예상치(약 10만호)를 웃도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예상보다 많은 주택공급이 포함돼 있다"며 "용적률 500% 상향, 층수 50층까지 허용, 용산 정비창 공급량 확대 등을 통해 공급량을 최대한 높이려는 노력이 보인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다양한 공급대책으로 마른수건을 짜듯 뽑아낸 상당량의 주택공급을 통해 최근 가격 급등 우려에 따른 주택구입 불안 심리를 낮추고, 30~40대의 패닉 바잉 우려를 진정시키는 등 주택시장의 확실한 공급시그널을 보내려는 의지가 표명됐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이번 공급대책 발표로 수도권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양 소장은 "이번 대책에서는 상당수가 공공임대와 분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집값 상승 불안감을 잠재우기는 한계가 있고 집값 안정화 등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분양전환이 되지 않는 공공임대는 사실상 내 집 마련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의 '패닉바잉'을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함 랩장은 "단기적 집값 안정 효과보다는 중장기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부동산시장의 공급은 비탄력적 성격으로 실입주로 이어지는 약 2~3년 뒤 시점에 공급효과가 가시화(현실화)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6·17, 7·10 대책으로 대출문턱과 세금부담이 높아졌고 이미 가격부담이 커진 주택시장 매입에 무리하게 뛰어들기보다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분양가 만족도가 높아질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을 기대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용적률을 높여 고밀도 개발하는 것과 관련, 주거환경을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주택공급이 늘어나는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정주환경 및 도시경쟁력의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양'적인 증가가 '질'적 악화로 연결될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기반시설 문제 중 특히 '교통'"이라며 "기존 도로망이 저밀도로 구축된 구도심에 적당히 맞춰서 형성된 지역에 아파트를 왕창 짓게되면 교통혼잡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자금이 부동산시장에 다시 흘러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함 랩장은 "이번 대책을 통한 실제 공급 물량 순증은 13만2000호 안팎에 그쳐 아쉽고, 대량공급을 예상했던 수도권 3기 신도시의 추가 공급물량이 2만호에 그쳤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라며 "수도권 3기 신도시에서 자족기능의 주거 용지 전용을 통한 추가 공급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0.5%의 기준금리에서 오는 저금리 장기화와 3000조원을 넘어선 풍부한 부동자금이란 경제환경은 당분간 지속될 확률이 높아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의 흐름을 완전히 제압할 수 없음이 한계"라며 "3기 신도시를 통한 토지보상금 등이 다시 주택 등 부동산시장으로 유턴되지 않도록 대토 및 채권 보상 확대 등 제도적 진입문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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