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8.05 16:06

통합당 향해 "당의 DNA 자체 바꿔라"…보수언론도 혁신 도와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손진석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5일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서민을 앞세워 뒷구멍으로 다주택자와 1% 부동산 부자들의 이해나 대변할 경우 그 귀한 연설의 의의를 스스로 깎아 먹게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통합당을 향해서는 "당의 DNA 자체를 바꾸라"고 조언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의원의 연설이 힘을 갖는 것은 부동산 3법으로 어려움에 처할 임차인과, 서민과 크게 처지가 다르지 않은 일부 임대인의 불안을 대변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처리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연설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진 전 교수는 통합당을 향해 "합리적 보수로 거듭나려면 대구·경북(TK)과 강남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옛날엔 TK-강남 연합이 한국사회 헤게모니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그 좋은 시절 다 지나갔다. 이번 총선 결과를 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의 DNA 자체를 바꾸는 것"이라며 "1%의 상류층에게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미덕을, 그들을 따르는 대중에게는 더 스마트해질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진 전 교수는 보수언론의 역할도 주문했다. 

그는 "상위 1%의 이익을 마치 사회보편의 이익인 양 거짓말 해 봐야 소수의 세뇌된 사람들의 집단 밖에서는 믿어줄 사람 없다"며 "정당의 기관지 역할이나 할 게 아니라, 보수가 거듭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 새로 의제를 설정하고, 그로써 보수의 혁신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천민자본주의'라 불리는 것은, 이 나라 부르주아들이 '천민'이라는 얘기"라며 "그많은 재산을 가지고 세금 몇 푼 올랐다고 "폭탄 맞았다"고 호들갑을 떠는 천민일 뿐. 그 동네도 수준 좀 높입시다"고 전했다.

이번 진 전 교수의 충고는 윤 의원이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의원들이 종부세 내는 국민이 1%밖에 안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너무 무서웠다. 국민 1%도 기본권이 있는데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까 싶었다"고 말한 것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진 전 교수는 윤 의원의 지난달 30일 연설을 두고 "보수가 저런 식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것 자체가 한국 사회가 한 걸음 더 진보한 것"이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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