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8.06 18:50

고대의대 안암병원 이헌정 교수팀 "재발 줄고, 증상 지속기간도 크게 감소"

고대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 교수
고대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국내 처음 '디지털 치료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가운데 정신과분야에서 이에 대한 효과가 입증돼 관심을 끈다.

고대의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 교수팀(충남대병원 조철현 교수, 성신여대 이택 교수)은 우울증과 조울증을 대상으로 약물치료와 디지털 치료제를 병용한 결과, 증상이 개선되고 재발이 줄어드는 등 뚜렷한 효과가 입증됐다고 6일 밝혔다.

우울증과 조울증은 꾸준한 약물요법에도 자주 재발해 치료효과를 높이는 새로운 방식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

디지탈 치료제는 약이나 주사가 아닌 모바일 앱이나 게임, 가상현실 등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개념으로, 중독치료 등 정신과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약물치료와 디지털치료제를 병행하는 ‘CRM군’ 14명과 통상적인 약물치료만 제공하는 ‘비CRM군’ 59명을 대상으로 1년간 재발 양상을 추적·관찰했다. 연구팀은 실험과정에서 CRM군에게만 자신의 생활습관 점수 및 기분변동예측 피드백과 생활리듬 악화에 대한 경고 알람을 제공했다.

그 결과, CRM군의 증상 재발 회수는 연평균 0.6회로 비CRM군 2회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 증상 재발로 우울증이 지속되는 기간도 CRM군은 연간 평균 22일, 비CRM군은 84일로 나타나 디지털치료제의 효과를 입증했다.

이 교수팀은 이번 연구 이전에도 스마트밴드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우울증과 조증의 재발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4월 모바일헬스분야의 권위지인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발표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참여집단이 적은 예비연구지만 조만간 실험 참가자를 확대해 CRM 치료효과를 검증하는 본격적인 무작위배정 대조군 연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MIR Mental Health’ 8월6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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