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8.08 06:55

수출 여건 개선되나 2년 연속 '역성장' 불가피…정부, 'K-서비스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 통해 반등 노려

부산 신항 야경. (사진=부산항만공사 인스타그램)<br>
부산 신항 야경. (사진=부산항만공사 인스타그램)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상반기 경상수지가 8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수출이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쪼그라든 영향이 컸다.

다만 6월 생산·소비·투자가 '트리플 증가세'를 시현하고 7월 수출은 감소폭이 한 자릿수로 축소되면서 하반기 경기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물론 지속되는 코로나19 확산은 언제나 위협으로 존재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수출은 428억3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7.0% 줄었다. 4월(-25.5%), 5월(-23.7%), 6월(-10.9%)에 비해 감소폭이 축소됐다. 특히 3월(469억1000만달러) 이후 석 달 만에 400억달러대로 복귀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17억1000만달러로 7.0% 줄면서 넉 달 만에 한 자릿수 감소에 그쳤다.

7월 수출의 경우 대미 수출이 7.7% 늘면서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가운데 대중 수출도 2.5% 늘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다만 EU(-11.1%), 아세안(-14.6%), 일본(-21.5%), 중동(-24.8%) 등에서의 부진한 수출 흐름은 이어졌다.

품목별로는 우리나라의 수출 효자 상품인 반도체 수출이 5.6% 늘면서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자동차 수출은 4.2% 줄었으나 5월(-54.2%), 6월(-33.3%)에 비해 큰 폭으로 개선됐다. 15대 주요 품목 가운데 6개 품목이 증가하는 등 코로나19 이후 가장 많은 품목이 증가 전환했다. 이처럼 하반기 첫 달인 7월이 되자 수출 개선 신호가 여기저기에서 포착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월 수출 흐름과 관련해 “향후 수출여건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지만 주요국의 경제활동 정상화 추세는 앞으로 수출 흐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며 “3분기에는 이러한 희망을 더욱 키워 확실한 경기반등을 이뤄낼 것을 다짐해 본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지속 확산 중이나 하반기 우리나라의 수출 여건은 상반기에 비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우리나라의 연간 수출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세계 교역 감소로 인해 현재로서는 수출 감소폭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하반기 수출은 긍정과 부정적인 변수들이 혼재하고 있다. 긍정적인 변수로는 주요국 정부의 경제부양책 지속,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출시 가능성 등이, 우려되는 변수로는 코로나19 재확산 및 늦가을 이후 2차 확산, 코로나19 상존에 따른 경제주체의 경제활동 위축 지속, 미국 대선 및 미중 분쟁 가능성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수출이 상반기보다 개선되나 그 폭이 크지 않은 ‘불만족 회복’ 시각을 제시한다”며 “하반기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4.7% 감소해 상반기(-11.3%)보다 개선되나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해 2020년 연간 수출은 8.0% 감소하면서 2019년(-10.4%)에 이어 2년 연속 역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우리 수출이 역성장폭 축소를 넘어 기저효과를 넘는 성장을 보이기 위해서는 세계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는 세계GDP가 언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복귀할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수출은 2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인 회복 경로를 보일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에서 경제활동의 재개 효과와 지난해 낮았던 기저효과 등이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주요국 정책당국이 재정과 통화정책을 활용한 경기 부양 의지가 강한 만큼 수요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분기 기준으로는 수출은 감소폭을 축소하겠지만 하반기에도 전년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회복 속도는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백신 개발이 연내 성공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관련 불안은 주요국 민간 수요의 개선을 제약할 수 있다”며 “글로벌 수요는 당분간 주요국 정책당국의 부양 정책에 의해 주로 의존할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경제 활동 재개 이후 기저 및 이연 수요로 빠르게 개선됐던 회복 속도는 다소 느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0년 국내 경제전망 (자료출처=LG경제연구원)
2020년 국내 경제전망 (자료출처=LG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2020년 국내외 경제전망’을 통해 “국내경기는 6월 중 빠른 반등세를 보였으나 이는 야외활동 재개,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그동안 억제됐던 대기 소비가 집중된데 따른 효과가 크다”며 “국내경제는 3분기 초반까지 비교적 빠르게 반등하겠지만 이후 속도가 늦어지면서 4분기에도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상반기 11% 감소한 우리나라 수출은 하반기 중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될 전망이지만 하반기 세계수요 증가가 느리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하반기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플러스 증가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인도, 아세안, 브라질 등 신흥국의 바이러스 확산이 최근 가속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수출은 하반기에도 부진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하반기 수출기업 지원 및 신성장 동력 창출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특히 비대면 경제 확산, 홈코노미 활성화 등 새로운 경제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류·K-방역 등 우리 강점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 디지털헬스케어 등 신산업을 집중 육성·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조만간 관계부처 합동 ‘K-서비스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새로운 수출동력을 창출하고 수출구조의 질적 혁신을 위한 노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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