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08.08 21:35

스마트폰 원격 제어하는 '에어 액션' 기능 확대…"꺾쇠 그리면 원하는 대로 작동"

갤럭시 노트20. (사진제공=삼성전자)
갤럭시 노트20.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혁신으로 중무장한 '갤럭시 노트20'가 새롭게 나오면서 단연 핵심으로 꼽히는 'S펜'이 주목받고 있다.

S펜은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꺼내 수첩에 필기하는 느낌을 구현한 스마트 펜으로, 갤럭시 노트 시리즈만이 가진 고유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S펜의 기능도 함께 진화를 거듭해왔다.

처음에는 단순히 스마트폰에 쓰고 그리는 개념에 머물렀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채로운 기능을 실으면서 사용자들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기기로 변모했다. 언제 어디서나 꺼내 필요한 내용을 가볍게 메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체 사진을 촬영할 땐 리모컨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갤럭시 노트20에 이르러서는 역대 S펜 중 가장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어떤 앱을 사용하든지 상관없이 S펜의 버튼을 누른 채 왼쪽 방향으로 꺾쇠를 그리면 뒤로 가기, 지그재그로 그리면 캡처 후 쓰기를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S펜의 다양한 움직임을 인식해 제스처만 취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명령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갤럭시 노트20의 S펜. (사진제공=삼성전자)
갤럭시 노트20의 S펜. (사진제공=삼성전자)

◆혁신적인 S펜, 스마트폰 '필기 시대' 열어…사용자 편의성 높이면서 '진화'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상징인 S펜은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탄생했다.

지난 2007년 애플이 처음으로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모바일 시장의 주류가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삼성전자는 갤럭시 S 시리즈를 자사 스마트폰 라인업의 선봉으로 내세우면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삼성전자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통해 구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여러 경쟁사를 제치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로 성장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플을 빠르게 벤치마킹하는 '패스트 팔로워'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선두주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이러한 연유로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S펜을 통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장점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갤럭시 노트를 최초로 출시했다. S펜을 통해 스마트폰에 수첩처럼 필기를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큰 흥행을 거뒀으며 현재도 삼성전자의 모바일 시장 공략을 이끌고 있다.

당시 S펜은 펜·연필·붓·형광펜 등 4가지 필기도구로 활용할 수 있었으며, S펜 버튼을 누른 채 화면을 두 번 터치하면 S메모가 실행됐다. 스마트폰에도 펜으로 필기하는 시대의 개막을 알렸지만, 이때까진 '쓰고 그리는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갤럭시 노트3부터는 S펜은 단순히 쓰는 것을 넘어 사용자의 편의성을 대폭 향상하는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S펜을 뽑거나 S펜의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5가지 주요 기능을 한 번에 실행시킬 수 있는 '에어 커맨드' 기능이 탑재됐다. S펜으로 메모하고 연결 버튼을 눌러 메시지·이메일을 보내고, 지도 검색을 하고, 내 스마트폰 안 정보를 통합 검색하고, S펜으로 원하는 크기를 그려 특정 앱을 간편히 불러오고, 화면 캡처 후 메모를 추가하고, 스크랩을 쉽게 정리하는 등 많은 작업이 S펜 하나로 손쉽게 해결됐다.

자연스러운 필기감을 위한 진화 또한 계속됐다. 2014년 출시된 갤럭시 노트4의 S펜은 필압이 2048단계로 세분화돼 보다 민첩하게 반응했다.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를 쉽게 메모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갤럭시 노트5의 S펜은 '꺼진 화면 메모'를 도입했다. 메모를 마친 후, S펜을 다시 넣으면 썼던 내용이 자동으로 저장되는 기능으로 편의성도 더했다. S펜을 꺼내는 방식은 기존 몸체에 홈을 만들어 분리하던 것과 달리 가볍게 누르면 튀어나오는 방식이 적용됐다.

◆"때로는 펜처럼, 때로는 리모컨처럼"…'에어 액션' 기능으로 스마트폰 빠르게 제어

2017년 이후, 갤럭시 노트에 장착된 S펜은 편안한 필기감과 편리한 사용성을 넘어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기 시작한다.

그 시작점인 갤럭시 노트8은 S펜으로 GIF 파일을 만들어 메시지로 공유할 수 있는 라이브 메시지를 지원했다. 다양한 펜과 붓을 활용해 글자·그림·GIF 파일을 만들고, 갤러리에 저장한 뒤 필요할 때마다 다시 활용할 수 있다.

갤럭시 노트9의 S펜은 필기구가 아닌 다양한 앱과 기능을 제어하는 리모컨으로써의 역할을 수행했다. S펜에 저전력 블루투스 기능이 탑재돼 멀리서도 셀피를 찍거나 프레젠테이션 시 슬라이드를 제어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갤럭시 언팩' 행사를 통해 공개된 갤럭시 노트20의 S펜은 펜의 가속도와 자이로 센서를 개선하고, 좌표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기술을 총망라한 것이 특징이다.

S펜의 반응 속도는 갤럭시 노트20 울트라의 경우 전작 대비 약 80% 빨라졌다. 삼성전자 측은 실제 펜과 같은 부드러운 손글씨·드로잉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노트20에는 S펜의 움직임을 인식해 스마트폰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에어 액션' 기능이 확대돼 어떤 화면을 보고 있더라도 스마트폰을 빠르게 제어할 수 있다. 앱을 통해 영상을 감상하거나 멀리서 사진 찍는 등 일상 속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모션이 새롭게 추가된 것이다.

오른쪽 꺾쇠(>) 모양을 그리면 최근 앱이 실행되고, 위쪽 꺾쇠(^)를 그리면 홈으로 돌아갈 수 있다. 왼쪽 꺾쇠(<)를 그리면 뒤로 가기, 아래 꺾쇠(∨)를 그리면 스마트 셀렉트가 실행되는 방식이다. S펜을 살짝 흔들면 캡처 후 쓰기가 적용돼 그 자리에서 쉽게 내용을 덧붙일 수 있다. 제어하고자 하는 명령은 사용자가 변경도 가능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존재는 S펜"이라면서 "S펜은 지난 9년간 무한한 발전을 거듭해왔으며, 사용자들의 일상을 보다 풍부하고 편리하게 만들기 위한 혁신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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