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소현 기자
  • 입력 2020.08.09 11:03

'장마 취약' 엽채류 도매가 급등에 마트 가격에 반영 시작

장마와 폭염으로 가격이 급등한 채소류 등의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집중호우로 인해 가격이 급등한 채소류.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김소현 기자] 길어진 장마에 채소 출하가 차질을 빚으면서 도매가격에 이어 소매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대형마트들은 산지 다변화 등을 통해 판매가 상승을 최대한 막고 있지만, 산지 거래가격 폭등으로 이번 주부턴 전반적 인상이 불가피해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6일 현재 청상추와 양배추, 배추 등 대표 엽채류(잎줄기채소) 도매가격은 1개월 전보다 60~107% 급등했다.

도매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아 대형마트의 일부 엽채류 가격도 지난달 말부터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이마트의 손질 배추 1개 판매가격은 6일 기준 3980원으로, 2주 전 3300원보다 21% 상승했다. 지난달 초 2200원이었던 '논산 양촌 상추' 200g 판매가도 같은 날 2980원으로, 한 달 만에 35%나 올랐다. 무 1개 가격도 같은 기간 1500원에서 1680원으로 뛰었다.

홈플러스도 지난달 23일 3490원이었던 배추 1포기 가격이 1주일 만에 3980원으로 오르더니 이달 6일 4290원까지 상승했다. 청상추 1봉지는 지난달 23일 2990원에서 이달 6일 3990원으로 2주 만에 33% 뛰었다. 적상추 1봉지와 양배추 1통 가격도 같은 기간 2990원에서 3490원으로 올랐다.

경기와 강원 등 엽채류 주요 생산지에 최근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면서 출하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 도매가 상승을 이끌고, 소매가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밭에 심는 엽채류는 폭우가 내릴 때 토사와 함께 쓸려나가는 경우가 많다.  긴 장마 시 물을 머금는 기간이 오래돼 입이 썩어 판매할 수 없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대형마트들은 현재 경기·강원에 집중됐던 산지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가격 방어에 나섰지만, 워낙 도매가 상승 폭이 커 이번 주부터 엽채류를 중심으로 전반적 소매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고추, 오이 등 상대적으로 장마 피해가 작았던 채소들도 최근 경작지 침수 등으로 출하량이 줄면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사과 부사 한 상자(10㎏)의 도매가격이 전달 대비 10% 이상 상승하는 것을 고려할 때 과일도 가격 인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기본적으로 목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주 단위 가격책정이 이뤄지는데 도매가 상승으로 대부분 차주에 반영된다"라면서 "이번 주 상추 등 쌈채소, 배추, 무, 등을 중심으로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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