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8.09 12:15

장마기간과 종료 시기 모두 기록 경신 눈앞

진영 장관이 3일 오후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경기도 이천시 율면 산양리 현장을 찾아 응급복구 <b>현황</b>을 점검하고 향후 대처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행정안전부)<br>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3일 오후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경기도 이천시 율면 산양리 현장을 찾아 응급복구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장마가 40일 넘게 이어지면서 전국에서 모두 50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2011년 호우로 77명이 사망·실종된 이후 9년만에 최악의 물난리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6월 24일 중부 지역에서 장마가 시작된 이후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38명, 실종자는 12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달 13일 경남 함양에서 배수로 작업을 하던 남성 2명이 목숨을 잃었고, 23일부터 25일까지 부산 지하차도 침수로 숨진 3명을 비롯해 울산·김포 등에서 모두 5명이 사망했다. 30일에는 대전에서 통제된 지하차도를 지나던 행인 1명이 물에 빠져 숨졌다.

이달 들어 수도권과 충청, 남부 지역 등에 잇따라 폭우가 쏟아지면서 30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됐다.

아직 잠정치인데도 우면산 산사태가 났던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2011년 77명을 기록한 뒤 ▲2012년 2명 ▲2013년 4명 ▲2014년 2명 ▲2015년 0명 ▲2016년 1명 ▲2017년 7명 ▲2018년 2명 ▲2019년 1명 등 한 자릿수를 유지해왔다.

유례없는 호우 피해는 긴 장마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기습 폭우까지 쏟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와 제방 붕괴 등이 이어졌다.

여기에 정부의 늦장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2일 오후에서야 대응 수위를 최고 3단계로 높였고, 풍수해 위기경보 최고 단계인 ‘심각’은 3일 오후에야 발령됐다. 1일 폭우로 사망·실종자가 17명이 나온 뒤였다.

올해는 6월 24일 이후 47일째 장마가 계속되면서 장마 기간과 종료 시기 모두 기록 경신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5호 태풍 ‘장미’가 북상하면서 태풍으로 인한 풍수해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쯤 일본 오키나와 남쪽 600km 해상에서 발생한 장미는 예상 경로대로 움직일 경우 오는 10일 오후 경남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태풍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미 많은 비가 내린 상태에서 지반이 약해진 만큼 태풍 상륙으로 더 많은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불면 시설물 등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안전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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