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08.10 13:43

한국 ICT 톱5 기업 시총 합계 530조…"미국 15분의 1·중국 4분의 1 수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사진제공=전경련)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사진제공=전경련)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상위 5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미국과 중국 기업 대비 15분의 1, 4분의 1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시총 기준 100대 ICT 기업에는 삼성전자만이 11위에 이름을 올렸고 시장 지분율은 단 1%에 그쳤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10년간 한국과 미국, 중국 등 주요국 증권시장 시총 상위 5개 ICT 기업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한국 주요 디지털기업들의 시총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그 규모도 현저히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한국과 미국, 중국 증시 상위 5개 ICT기업들의 시총 합계에서 국가별 기업의 가치 차이가 극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5개 기업의 시총 합이 약 8092조원으로 그 규모는 대한민국 정부의 올해 본예산(512조원)보다 16배에 달한다. 중국은 약 2211조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 상위 5개 ICT기업의 시총 합은 약 530조원으로, 미국의 15분의 1, 중국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특히 인터넷 포털 및 전자상거래 기업 간 차이가 컸다. 네이버, 카카오 등의 시총은 약 83조원으로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의 시총(120조원)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전경련)
3개국 톱5 ICT 기업 시가총액 합계 비교(단위 1000억원). (자료제공=전경련)

글로벌 시총 기준 상위 100대 ICT 기업 명단에서 한국의 위상은 초라했다.

먼저 가장 많은 수의 기업을 보유한 국가는 애플과 넷플릭스, 테슬라 등 글로벌 스타기업을 보유한 미국으로 57개사, 중국 역시 대표 기업인 알리바바를 포함한 12개사, 일본과 유럽의 경우 각각 11개, 10개사가 순위에 꼽혔다.

떠오르는 ICT 강국 인도 역시 3개사가 순위에 이름을 올린 반면, 한국은 단 1개의 기업(삼성전자, 11위)만이 랭크됐다. ICT 강국이라 불리는 한국의 글로벌 시장 지분율은 단 1%에 그쳤다.

글로벌 ICT기업 톱100 국가별 기업 수(단위 개). (자료제공=전경련)
글로벌 ICT기업 톱100 국가별 기업 수(단위 개). (자료제공=전경련)

주요 ICT기업의 지난 10년간 시총 증가 속도 또한 한국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미국 5개사 시총 합계의 연평균 증가율이 29.4%, 중국 5개사가 70.4%의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한국은 연평균 23.4% 늘어나는데 그쳤다.

일례로 카카오의 경우 코로나19의 영향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63.1%)을 했음에도 중국의 배달 어플 업체 메이퇀 디엔핑(247.2%)에는 미치지 못했으며, 다른 한국 기업들은 연평균 7~18%대 성장에 그쳤다.

현재 한국 디지털 기업의 시총 또한 코로나19 국면을 맞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본격적인 디지털 산업으로의 재편은 미국‧중국 등에 비해 아직까지 미흡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시총을 통해 알 수 있는 기업가치는 실제 시장이 바라보는 향후 전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 더 나아가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미래향방을 제시해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5월 카카오의 시총 톱10 진입이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등 제조업 중심의 한국경제가 디지털 이코노미로의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번 분석 결과 우리 경제의 디지털화는 주요국에 비해 속도가 느린 것이 사실"이라며 "IT강국 코리아가 글로벌 디지털 경제에서 그 위상을 이어가려면 디지털 혁신과 기존 산업과의 결합을 위한 창의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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