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8.10 13:48
지미 라이 홍콩 빈과일보 창업자. (사진=지미 라이 트위터)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애플 데일리)의 창업주 지미 라이(黎智英·72)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언론인이 홍콩 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의 보안법 전담 조직 '국가안보처'는 이날 새벽 홍콩 호만틴 카도리 애비뉴에 있는 라이의 자택에서 그를 체포해 구금했다. 외세와의 결탁 등 홍콩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다. 그의 아들 리안도 함께 체포됐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홍콩 국가보안법은 외세와의 결탁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의 체포는 어는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6월 홍콩 보안법이 통과되자 기소됐기 때문이다.

지미 라이는 일간지 ‘빈과일보’와 주간지 ‘넥스트 매거진’을 소유한 언론기업 넥스트 미디어의 창립자다.

1948년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태어난 그는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Giordano)’를 만들어 아시아 굴지의 의류 기업으로 키웠다. 하지만 1989년 톈안먼(天安門) 시위의 유혈진압에 충격을 받아 언론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는 1990년 넥스트 매거진, 1995년 빈과일보를 창간해 언론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본토에 있는 지오다노 매장들을 모두 폐쇄시켰고, 결국 그는 의류 기업을 매각했다.

그의 반중 행보는 그 후에도 계속됐다.

지미 라이는 지난 5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홍콩보안법이 통과된다 해도 홍콩에 머물며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빈과일보 등 그가 소유한 매체들은 지난 6월 초부터 벌어진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이에 지난달 10일 친중파 시위대가 그의 자택에 몰려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홍콩 경찰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0일 현재까지 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7명은 39~72세에 해당하는 홍콩인 남성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72세 남성은 지미 라이로 보인다. 현재 보안법 위반 혐의자들에 대한 체포 작전이 진행 중이어서 향후 체포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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