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8.11 10:08

’경찰이 사람 죽였다’ 허위정보 촉발

미국 경찰들이 시카고 도심 번화가에서 약탈을 저지하는 모습. (사진=CNN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미국 시카고 최대 번화가에서 한밤중 폭동과 약탈이 일어나 도심이 마비됐다. 경찰과의 총격전도 발생하면서 100명 이상이 체포됐다. 경찰이 사람을 죽였다는 허위정보가 폭동을 불러일으켰다.  

10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자정 무렵부터 새벽 5시 사이 수백명이 '환상의 1마일'(Magnificent Mile)로 불리는 시카고 도심 번화가 ’미시간 애비뉴’로 모여 애플, 루이뷔통, 아르마니 매장 유리창을 깨고 상품을 약탈했다.

이들은 경찰이 출동하자 사제 최루탄, 돌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날 오전 4시30분께 미시간애비뉴 인근 레이크스트릿에서 일부가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경찰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경찰은 대응 사격을 했다. 다행히 총에 맞은 경찰관은 없었다.

데이비드 브라운 시카고 경찰청장은 “경찰 13명이 부상했고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체포됐다”며 “체포된 사람들은 약탈과 경찰에 대한 구타 혐의로 기소될 것이다”고 밝혔다.

오전 8시 현재 시카고 도심으로 진입하는 모든 전철과 버스 운행이 중단됐다. 고속도로 시카고 도심 진입로도 폐쇄된 상태다.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이번 약탈 행위는 명백한 범죄 행위”라며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다르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타인의 재산을 가져가거나 파괴할 어떠한 권리도 당신들에게 없다”면서 “이 도시가 범죄자들에게 잠식되지 않도록 막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번 폭동은 전날 오후 잉글우드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서 촉발됐다. 20세 남성이 무장한 채 돌아다닌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고, 이 남성이 경찰에게 총을 쏘자 대응 사격이 일어났다. 총에 맞은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강도와 아동 학대, 가정 폭력 등으로 4차례 형사 고발을 당한 전력이 있다.

하지만 총에 맞은 남자가 무장하지 않은 15세 청소년이고 사망했다는 허위정보가 퍼졌다. 분노한 일부 시민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시내 약탈 계획을 공모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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