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8.13 17:46
14일 오후 날씨 예보. (사진=기상청)
14일 오후 날씨 예보. (사진=기상청)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연일 '오보청'이라는 비난에 수모를 겪고 있는 기상청이 이번에는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 

기상청이 오는 14일 수도권과 강원·충청 일부 지방에 폭우를 예보한 가운데 '기상 망명족'이 대안으로 거론했던 '노르웨이 기상청'은 다른 내용의 예보를 해 눈길을 끈다.

기상청은 오는 14일 오후 6시경부터 15일 오후 3시까지 서울·경기도와 강원영서, 충청북부 지방에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일부 지역에서는 3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올 것이라고 13일 예보했다.

14일 새벽부터 중부지방에 정체전선이 머무르면서 많은 비가 올 것이라는 예측이다. 

기상청의 14일부터 15일까지의 예상 강수량은 ▲서울·경기도·강원영서·충청북부·서해5도 100~200㎜(많은 곳 300㎜ 이상) ▲강원영동·충청남부·경북북부 20~80㎜ ▲제주도산지(14일 오전 6시까지) 5~20㎜다.

반면 이번 주 들어 "기상청을 못 믿겠다"며 대안으로 거론됐던 해외 예보 중 하나인 노르웨이 기상청 앱 'Yr'은 상당히 다른 내용의 예보를 했다.

노르웨이 기상청 'YR'의 14~15일 서울 지역 오전 예상 강수량. (사진=YR 앱 캡처)
노르웨이 기상청 'Yr'의 14~15일 서울 지역 오전 예상 강수량. (사진=Yr 앱 캡처)

Yr이 예보한 14일 서울 예상 강수량은 매시간 0.2~1.8㎜ 수준으로, 24시간 모두를 더해도 100㎜가 채 되지 않는다. 15일의 예상 강수량은 보다 늘긴 했지만 매시간 1~4.1㎜ 수준이다. 14~15일 서울 지역 예상 강수량을 모두 더해도 수십 ㎜에 그쳐 100㎜에는 미달한다.

폭우가 예상되는 또 다른 지역인 강원영서의 춘천도 크게 다르지 않다. Yr은 춘천의 14일 예상 강수량으로 매시간 0.1~1.4㎜, 15일 예상 강수량으로 매시간 0.1~1.2㎜를 전망했다. 역시 이틀 치 예상 강수량을 모두 더해도 100㎜가 안 된다.

노르웨이 기상청 'YR'의 14~15일 춘천 지역 오전 예상 강수량. (사진=YR 앱 캡처)
노르웨이 기상청 'Yr'의 14~15일 춘천 지역 오전 예상 강수량. (사진=Yr 앱 캡처)

물론 우리나라 기상청과 노르웨이 기상청은 통보 기준이 다르고, 예상 지역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어 분명 오차는 존재한다. 하지만 두 기관의 예보 사이 수십 ㎜ 수준의 차이는 오차로 치부하기에는 그 수치가 너무 크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가치가 있다.

결국 오는 14일부터 주말까지의 날씨는 기상청의 신뢰도를 평가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이 시기의 날씨가 어떤가에 따라서 기상청의 명예가 회복될 수도, 아니면 더욱 실추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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