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8.14 18:00

고규영 IBS 연구단장 연구팀

소장 융모 내 기질세포에서 얍/태즈를 과도하게 활성화시킨 결과 암죽관(초록색)이 비정상적으로 발아·증식하여 형태가 변화하고 지방(빨간색) 흡수 기능이 저하됐다. (사진제공=IBS)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지방, 지용성 비타민, 약물 등 신체에 필요한 여러 영양분은 소장의 융모속 ‘암죽관’을 통해 흡수된다. 

암죽관은 지용성 영양분을 받아들이는 유일한 통로이며 생명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암죽관의 형태와 기능이 유지되는 정확한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고규영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 연구단장 연구팀은 지용성 영양분 흡수를 담당하는 림프관인 암죽관 조절에 소장을 구성하는 기질세포가 핵심요소임을 규명했다. 

암죽관 기능 조절 원리를 밝힘으로써 비만, 당뇨병 등 대사질환 치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혈관 연구단은 지난 연구에서 융모를 이루는 기질세포 중 하나인 ‘평활근 세포’가 암죽관 주위를 둘러싸고 주기적으로 수축하여 암죽관의 지방 흡수를 돕는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암죽관의 기능 뿐 아니라 형태를 조절하는 새로운 기질세포군을 발견하고 그 원리를 분자생물학적 수준으로 규명하였다.

연구진은 암죽관에 주변 기질세포가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암죽관 부근을 관찰했다. 

다양한 기질세포들이 물리적 자극에 반응하는 히포 신호전달경로 물질인 ‘얍/태즈(YAP/TAZ)’단백질을 발현함을 확인했다. 

얍/태즈를 과활성시킨 결과 림프관생성물질인 ‘베지에프-C(VEGF-C)’6)  분비 증가로 암죽관이 비정상적으로 발아·증식해 지방 흡수 기능이 저하되었다. 

얍/태즈 발현을 억제하면 베지에프-C가 감소하여 암죽관이 짧아져 지방 흡수 기능이 저하됐다. 소장 내 기질세포가 암죽관의 형태와 기능 조절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나아가 세포 1개의 유전체를 분석할 수 있는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법을 이용해 베지에프-C 분비를 조절하는 새로운 기질세포군을 발견했다. 

이들 세포에 소장의 수축·이완운동과 유사한 물리적 자극을 주면 얍/태즈가 활성화되어 베지에프-C 분비가 증가했다.

소장의 주기적 운동이 기질세포의 얍/태즈 활성을 조절하고 베지에프-C 발현을 제어하여, 암죽관의 정상적인 형태와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다.

홍선표 선임연구원은 “암죽관 주변 기질세포가 암죽관의 기능과 형태를 조절함을 밝혔다”며 “지용성 영양분 흡수 원리를 이해하여 지방 흡수 및 분해와 관련된 비만, 당뇨병 등 대사질환 치료에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14일 오후 6시(한국시간) 게재되었다.

홍선표(왼쪽부터) 선임연구원, 양명진 박사과정, 고규영 연구단장 (사진제공=IBS)
홍선표(왼쪽부터) 선임연구원, 양명진 박사과정, 고규영 연구단장 (사진제공=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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