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안나기자
  • 입력 2016.04.05 13:38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국가결산은 우리나라의 재정적자 기조가 굳어지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공무원연금 개혁 등으로 급속하게 늘어나던 연금충당부채가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출산·고령화에 저성장까지 맞물리면서 나라살림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재정 효율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공무원연금개혁 효과에도 총 충당부채는 증가    

공무원연금개혁은 국가부채를 52조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정부의 '2015년 국가결산'을 보면 공무원·군인 연금의 충당부채는 624조9000억원으로 일년간 16조3000억원 늘었다. 이는 2014년 증가폭과 비교해 3분의 1수준으로, 당초 예상했던 지난해 증가폭에 비해 52조5000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특히 공무원 연금 충당부채는 2014년 39조4000억원 늘었던데 비해 지난해에는 8조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공무원연금개혁으로  2016∼2020년 수급자 연금액을 동결하고, 연금수령시기를 60세에서 65세로 연장했으며, 유족연금 지급율을 70%에서 60%로 낮춘 것이 효과를 거뒀다고 기획재정부는 설명했다. 또 올해부터 지급률이 1.9%에서 1.7%로 낮아지면서 충당부채 감소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공무원 연금개혁에도 전체 충당부채 규모가 늘어난 것은 공무원 재직자와 연금 수급자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공무원 재직자는 1년 전 108만1000명에서 109만3000명으로 늘고, 연금수급자도 39만2000명에서 42만2000명으로 증가했다. 

◆관리재정수지 6년만에 최대 적자 

국가부채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공무원연금 부분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보긴 했지만 나라 곳간에는 여전히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관리재정수지는 나라 살림살이를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로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미래 세대를 위해 쌓아둬야 하는 국민연금·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의 흑자를 뺀 것이다. 지난해 관리재정수지는 적자규모가 38조원에 달하며 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돈을 재정을 풀었던 지난 2009년(43조2000억원) 이후 6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 같은 관리재정수지 적자 기조가 고착화하고 있는 데서 더 나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지난 2011년 13조5000억원, 2012년 17조4000억원, 2013년 21조1000억원, 2014년 29조5000억원으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들어오는 돈에 비해 나가는 돈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와 비교해보면 -2.4%에 달한다. 2014년 -2.0%에 비해 더 악화됐다. 균형재정 수준은 일반적으로 GDP 대비 ±0.5% 이내로 보고 있다. 

적자를 메꾸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면서 국가 채무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국가채무는 590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7조3000억원 늘었다. GDP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7.9%로 1년전보다 2.0% 높아졌다. 

◆정부, 재정고삐 죄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는 저성장과 고령화로 인해 근본적인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 한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저출산과 경기부진 등으로 저성장이 이어지면 세수 증대에는 한계가 있다. 여기에 고령화로 복지지출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지출을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정부는 최근 각 부처의 재량지출을 10% 줄여 일자리 예산에 쓰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올해 전체 예산에서 인건비, 기본경비 등 줄일 수 없는 비용을 제외한 재량지출은 168조원 규모로 각 부처들은 10조원 이상 쓰는 돈을 줄여야 한다. 정부는 지출 구조조정과 함께 사회보험 개혁, 지방·교육재정 관리 강화도 예고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재정파탄의 위기를 맞지 않기 위해서는 고용창출을 비롯해 획기적인 세수 확충 방안이 마련되는 동시에 정부의 과감한 구조조정과 사회보험 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세수확충은 단기적으로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만큼 정부가 우선 비효율적으로 낭비되는 세수를 잡는 재정 효율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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