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8.14 15:32

"부처간 엇박자 행정의 전형" 비판 나와…코로나19 위기 속 대체공휴일 지정 적정성 논란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14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KTV국민방송 캡처)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14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KTV국민방송 캡처)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방역 당국이 오는 15~17일 연휴 동안 "가급적 가족과 집에서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4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 수도권은 코로나19 대규모 집단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본부장은 최근 산발적인 집단 감염을 발생시킨 송파구 지인모임·홍천 캠핑모임·강남구 카페 집단발병·롯데리아 종사자 모임 등을 언급하며 모임과 회의와 관련된 집단 감염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단 감염의 원인으로는 "대부분 식사나 회의를 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기가 어렵고, 밀접한 그런 접촉을 통해서 참석자들에서의 발병률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즉, 특정 장소가 감염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가족 이외의 다른 사람을 만나는 행위 자체가 감염 전파를 유발할 수 있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이에 방역 당국은 다른 사람들과의 회의나 모임을 취소하거나 비대면으로 전환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정 본부장은 최근 나타난 수도권의 유행확산세가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무뎌지고 거리두기 참여 강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큰 위험 신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8월 중순인 지금 방역망과 의료시스템이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통제가 될지 아니면 통제 범위를 넘어서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상향해야 될지를 결정해야 되는 기로에 서 있다"며 "방역의 기본원칙을 지켜주실 것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주말과 대체공휴일에는 외부 모임은 최대한 자제하고 가급적 가족과 집에서 머물러 주시고, 외출을 하더라도 사람이 없는 한적한 장소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시간을 보내달라"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의 이러한 요청을 놓고 일각에서는 '엇박자 행정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부처간 소통도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무엇보다 내수진작 차원에서 17일을 대체공휴일로 지정한 결정이 과연 합리적이었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8대 소비쿠폰 개요. (사진=대한민국 정책브리핑)
8대 소비쿠폰 개요. (사진=대한민국 정부 공식 페이스북)

방역당국의 이같은 우려 표명이 나오기 앞서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국내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외식·영화관·미술관·관광·숙박·체육·농수산물·체육 등 8개 분야에서 1700억 원 규모의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정부 8대 소비쿠폰'을 14일부터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특히 외식·영화관 부문 등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 미술관·관광·숙박·체육 분야 등은 연휴 기간 이후에나 쿠폰 활용이 가능하니 괜찮지만, 외식비 지원은 금요일 오후 4시부터 일요일 오후 12시, 영화 할인 쿠폰은 당장 14일부터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연휴 기간 외식과 영화 관람 등 국민들의 외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에 국민들의 고민만 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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