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08.17 09:00

감염 예방 위한 재택근무·외출 자제…'셀프 뷰티족' 급증
예민해진 피부 관리 위해 유해성분 배제한 화장품 '인기'

올리브영에서 판매 중인 데싱디바 매직프레스 스텔레토 스틸 미(ST) 2006 제품컷. (사진=올리브영 홈페이지 캡처)
올리브영에서 판매 중인 데싱디바 매직프레스 스텔레토 스틸 미(ST) 2006 제품컷. (사진=올리브영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7개월째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화장대의 구성마저 바꾸었다. 대중교통을 타거나 많은 사람들이 출입하는 공간에 들어가려면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한다. 마스크는 산책을 가거나 가까운 상점을 갈 때도 필수품이 된지 오래다.   

얼굴의 대부분을 가리는 마스크 착용이 여성들에게 일상화되면서 색조화장품 수요는 시들해진 반면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셀프 네일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예민해진 피부 관리를 위해 유해 성분을 배제한 ‘클린 뷰티(Clean Beauty)’ 화장품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부분 기업들이 재택근무에 돌입하고, 감염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이 보편화 되면서 국내 화장품업계에는 빨간 불이 켜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4% 떨어진 1조557억원, 영업이익은 60% 줄어든 352억원을 기록했다.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쁘아 등 화장품 계열사도 매출이 일제히 하락하며 적자를 냈다. LG생활건강 화장품 부문도 매출 1조9898억원(전년 대비 -11.5%), 영업이익 3998억원(-15.4%)을 기록했다.

애경산업 화장품 사업 또한 매출액 974억원, 영업이익 45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8%, 80% 감소했다. 애경산업 측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외 화장품 시장의 위축 및 색조화장품 수요 감소로 주요 채널의 실적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감염 무서워”…집에서 네일하는 ‘셀프 뷰티족’ 급증

이처럼 화장품업계는 색조화장품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침체기에 들어섰다. 최근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헤어숍, 네일숍 등에 가기 부담스러운 심리도 확산되면서 ‘셀프 뷰티족’이 급증하고 있다. 외출 자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한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입 감소로 ‘소소한 푼돈이라도 아끼자’는 심리까지  발동했기 때문이다.

20대 후반 직장인 A씨는 재택근무에 돌입한지 어느덧 6개월째다. A씨는 “종종 네일숍에 방문해서 손톱케어를 받곤 했는데, 요즘 집에서 일을 하다 보니 업무를 마치고 남는 시간이 많아져서 혼자 네일아트를 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A씨와 같은 사람이 늘어나자 셀프 네일케어 관련 용품 시장도 급성장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H&B스토어 랄라블라의 올해 6월 1일부터 7월 21일까지 셀프 네일 및 페디큐어 관련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206% 상승했다. CJ올리브영의 올해 상반기(1월 1일~6월 30일) 젤네일, 네일영양제, 네일 가전도구 매출도 각각 34%, 30%, 81% 늘었다.

‘눈썹 타투 펜’도 주목할 만 하다. 타투 메이크업 제품은 땀이나 물에 강해 여름 바캉스 필수품이었지만, 이젠 마스크 착용에도 유용한 제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30대 후반 직장인 B씨는 “흐릿한 눈썹 때문에 주기적으로 눈썹 문신을 받으러 갔었는데 코로나에 걸릴까봐 요즘엔 눈썹 타투 펜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가격도 저렴한데다 손기술이 없는 일반인들도 쉽게 그릴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다.

뷰티업계 한 관계자는 “대면접촉을 피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이 확산하면서 네일 케어 같은 밀접한 접촉이 불가피한 서비스를 집에서 스스로 해결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리듀어 (사진제공=리듀어)
리듀어 리프레싱 타임 클렌징 워터(Refreshing time cleansing water) 제품컷. (사진제공=리듀어)

◆마스크로 예민해진 피부…유해성분 배제한 저자극 화장품 ‘인기’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예민해진 피부 관리를 위한 클린 뷰티 화장품의 인기도 뜨겁다. 클린 뷰티는 피부 건강을 위해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배제한 화장품을 의미한다.

실제로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고 응답한 비율은 44%가 넘었다. 또 CJ올리브영과 셀프뷰티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여성 소비자 2000여 명 중 93.4%가 ‘사회와 환경에 도움이 되는 화장품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클린뷰티 브랜드인 라운드어라운드의 그린티 약산성 클렌징폼이 올해 상반기에만 50만개 이상 팔렸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3년 동안 총 150만개가 판매됐는데, 마스크 착용에 따른 저자극 제품 수요가 늘어난 올 상반기에만 누적판매량의 3분의1 이상이 팔린 셈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유해 의심 성분을 배제해 피부 부담은 줄이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로 트렌드를 겨냥했다“며 “클린 라이프 뷰티를 지향하는 브랜드로 2030세대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리듀어의 ‘리프레싱 타임 클렌징 워터(Refreshing time cleansing water)’도 눈길을 끈다. 이 제품은 화해 앱 내 클렌징 워터 부분 13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워터프루프 메이크업을 자주 하게 되는 여름철 진한 메이크업을 자극 없이 클렌징할 수 있다.

특히 리듀어는 민감한 피부에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EWG 그린 등급을 허가받은 비건 뷰티 브랜드로 20가지 주의 성분 및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모두 배제했다.

업계 전문가는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착용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점점 더 높아지는 기온에 예민해져 가는 마스크 속 피부 관리를 위해 착한 성분이 가득한 클린 뷰티 제품을 사용해 내 피부의 피로도를 낮춰 보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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