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8.18 15:03

민주당 "전광훈 비호한 당내 인사에 대한 엄중한 책임 물어야"
통합당 "정부 비판 목소리, 정부·여당 겸허히 받아들여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제공=인터넷 언론인 연대)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제공=인터넷 언론인 연대)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금지됐던 8·15 광화문 집회를 미래통합당이 사실상 방조했다며 '코로나 확산 야당 책임론'을 공식화했다.

이에 대해 통합당은 지지율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 "잘못된 집회"라며 선긋기에 나섰지만 '통합당=전광훈'이라는 프레임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민주당 "특정 교회의 반사회적 행위 자행…국기 문란 범죄"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전광훈 목사는 방역을 방해하고 코로나19를 확산시킨 법적·도덕적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한다"며 "미래통합당은 8·15 집회 강행을 사실상 방조했다.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밝혔다.

이어 "특정 교회의 반사회적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면서 "전광훈 목사의 반사회적 행위는 종교적 자유의 이름으로 용납이 안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역학 조사를 방해한 것은 국가 방역에 대한 도전이고, 국기를 문란한 심각한 범죄 행위"라며 "우리 사회의 큰 비극은 법과 윤리가 극단적인 교회에 의해 테러당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통합당을 겨냥해선 "15일 광화문집회에 참석한 홍문표 의원, 김진태·민경욱 전 의원에 대한 통합당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한다"면서 "전 목사를 비호한 당내 인사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전 목사와 (교회) 방문자 등 대규모 감염이 확인된 시설의 신속한 역학조사와 전수조사를 시행해야 한다"며 "교회는 조치 즉시 이행하고 정부는 명단 확보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달라. 현시점에서 방역조치 불응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통합당을 향해 "코로나19 재확산 방지에 확인할 것인지 계속 방치할 것인지 입장을 명확히 밝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국민과 안전을 지키는 정당인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9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미래통합당 홈페이지 캡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사진=미래통합당 홈페이지 캡처)

주호영 "광화문 집회 잘못"…김종인 "집회와 야당이 무슨 관련"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 서울 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 대통령 11주기 추도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광복절 집회가 야당하고 무슨 관련이 있느냐"며 반박했다.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여당이 전 목사를 고리로 통합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자 논란이 더 커지기 전에 전 목사와 통합당은 '별개'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코로나가 서울에서 지역 감염이 계속 늘어나서 어렵다"면서 "그런 방역적인 측면에서 보면 광화문 집회는 잘못된 것이다.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 원내대표는 "보건이나 국민방역, 국민 건강 차원에서는 그런 집회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방역 차원에서는 맞지 않는다"라고도 말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감염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정권을 비판했다는 메시지는 달리 봐야 할 것"이라며 "방역적인 측면만 이야기하는 것은 전체를 균형 있게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준영 통합당 원내대변인도 같은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희가 당 차원에서는 참여를 얘기한 적 없다"며 "수도권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모든 국민은 정부의 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이는 예외가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배 원내대변인은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며 "한편으로는 광복절날 광화문에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는 정부·여당이 겸허히 받아들여야 된다"고 말했다.

반면 김기현 통합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광훈 목사 그 분이 8.15 광복절 집회를 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 같다"며 "코로나 확진자로 판명까지 된 마당에, 그로 인해서 많은 감염자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그 점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되는 것, 그 점에 대해 저희들이 부인하는 생각은 전혀 아니다"라고 전 목사와 선을 긋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그것을 가지고 왜 통합당에게 책임을 지라고 하느냐?"며 "황당하기 짝이 없다"고 여당 측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김 의원은 "방역 책임이 야당에게 어떻게 있느냐? 야당이 방역 지휘권이 있느냐, 예산 집행권이 있느냐?"며 "집회를 주최한 것은 통합당이 아니고 그냥 시민사회단체이다. 그 행사에 우리 당 전직 의원이나 현역의원 한 분이 참석했다고 해서 그것을 가지고 야당이 무슨 방역 책임이 있는 것처럼 하니 황당하기 짝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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