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 입력 2016.04.05 16:40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산 원유를 실은 선박의 자국 영해 진입을 금지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입항 제한은 해상보험업체가 고객들에게 알리면서 처음 알려졌으며 선박중개업체와 원유거래업체들을 통해 확산됐다. 바레인도 사우디처럼 항구입항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국제유조선협회 인터탱코가 사우디부터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것은 없지만 사우디 측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이란산 원유의 선적을 기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올들어 원유를 스페인,  프랑스, 러시아의 석유업체들에게 소량 판매하는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카르그섬의 원유 터미널을 출발해 유럽으로 이동한 유조선은 올해 약 8대에 불과하다.

이란이 대유럽 원유 수출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건 이집트 지중해 연안에 있는 원유 저장탱크를 확보하지 못한 탓이기도 하다. 이란은 국제 제재를 받기 전에 이곳을 통해 유럽으로 원유를 실어날랐다.

문제는 저장시설 운영사인 수메드(SUMED)의 지분 45%를 사우디,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지역 동맹국들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우디가 일부러 이란의 접근을 막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우디는 올초 이란과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하기도 했다. 현재 사우디와 이란은 산유량 동결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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